中 인공강우 기술…가뭄용 완성, 미세먼지용은 아직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 2019.03.06 16:55

1958년부터 60여년 역사, 가뭄 해소용으로 주로 활용…변수 많은 미세먼지 제거용으로는 검증 안돼

25일 오후 전북 군산 서쪽 해상에서 기상항공기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첫 인공강우 실험을 하고 있다. 이날 기상청과 환경부는 인공강우 물질인 요오드화은 연소탄 24발을 구름 안에 살포하고 그 효과를 관찰 및 분석할 예정이다. (기상청 제공) 2019.1.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6일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인공강우 기술에서 앞서 있는 중국과 공동으로 인공강우를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라고 지시하면서 중국의 인공강우 기술 수준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26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환경장관 회담에서도 중국과 인공강우 기술 교류를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인공강우는 수증기는 많지만 비를 뿌리지 않는 '과포화구름'에 '구름씨'로 불리는 요오드화은(Agl) 연소탄과 드라이아이스 펠싯 등을 뿌려 물방울 입자를 키우는 방식으로 비를 내리게 한다.

실제로 중국의 인공강우 기술은 역사가 오래되고 많은 검증을 거쳐 세계적으로도 앞선 수준이다. 첫 실험은 1958년 지린성에서 진행됐다. 당시 최악의 가뭄이 발생하자 항공기를 동원해 구름층에 200kg의 소금을 뿌려 인공강우에 성공했다. 2007년 랴오닝성에서 '구름씨'를 실은 로켓 1500발을 발사해 2억8300만t에 달하는 비를 내리게 한 기록도 갖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맑은 날씨를 만들기 위해 로켓 1000여발을 쏴 경기장 주변 구름에서 미리 비를 다 내리게 만든 사례도 유명하다. 덕분에 베이징 하늘은 올림픽 내내 비가 없는 쾌청한 날씨를 유지할 수 있었다.

2013년 8월에는 장쑤성과 저장성 등에 40도 넘는 폭염이 발생하자 각각 4발의 로켓을 이용해 인공강우를 내리게 했다. 기온도 10도 이상 끌어내렸다. 2017년 9월과 지난해 11월, 올해 1월 3차례에 걸쳐 무인비행기를 이용한 인공강우 실험을 하기도 했다.

현재는 중국항천과학기술그룹(CASC)과 칭화대학, 칭하이성이 한반도 8배, 스페인 3배에 달하는 면적에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강우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 티베트 고원에서 중국의 연간 물 소비량의 약 7%에 달하는 100억㎥의 비를 만드는 이 실험에는 구름씨앗을 만드는 연소시설과 굴뚝부터 대포, 드론, 항공기, 인공위성까지 총동원된다.


이처럼 중국의 인공강우 기술은 완성단계에 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주로 가뭄 해소 용도로 쓰이고 있다. 미세먼지 제거 용도로는 아직 검증이 끝나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비가 내릴 때 공기 중에 미세먼저를 제거하는 효과도 있지만 대기 중에 수증기가 높아질 경우 새로운 미세먼지를 생성하는 역효과도 함께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베이징의 한 대기 전문가는 "구름씨를 뿌려서 다 물방울이 돼 미세먼지를 머금고 땅에 떨어지면 효과가 있겠지만 지리 조건이나 기후, 대기 상태에 따라 일부가 수증기 상태로 남아 있을 수 있다"면서 "이런 수증기와 대기 중에 가스상태로 있는 오염 물질이 만나면 2차 변형을 통해 추가로 미세먼지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제거 및 생성 효과가 각종 변수에 따라 비중을 달리할 수 있기 때문에 최적을 조건을 찾고, 그런 조건을 구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중국과의 인공강우 기술 교류 자체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미세먼지 감축 수단이 마땅치 상황이어서 인공강우를 통한 미세먼지 감축 연구를 계속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 전문가는 "미세먼지 제거 용도로 인공강우를 활용하기 위해선 아직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본다"면서 "하지만 기본적으로 인공강우 기술에서 출발해야하기 때문에 중국의 앞선 기술과 노하우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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