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소리(VOA)는 5일(현지시간) 일일 단위 위성서비스인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동창리 일대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2차 북미 정상회담 직전인 지난달 22일부터 동창리 복구 조짐이 발견된다고 보도했다.
미사일 조립건물 바로 앞에 쌓여 있던 건물자재들이 사라지거나 조립건물 근처에서 정확히 알 수 없는 하얀색 물체들이 사라졌다 다시 놓여 있는 모습이 포착된다고 전했다. 이런 징후는 2차 회담 이후인 지난 2일까지 발견됐다고 VOA는 밝혔다.
동창리 시설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북한 미사일 서해 위성 시험 발사장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험장 폐쇄를 구두 약속했다. 지난해 7월 북한은 시험장 해체에 나섰으나 8월 이후 해체 작업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도 이날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해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2일까지 동창리 발사장의 일부 구조물을 다시 짓는 작업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38노스는 레일식 이동 건축물이 다시 조립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지난 2일 분석한 위성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서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장을 신속히 재건하고 있다"고 이날 분석했다. CSIS는 특히 수직 엔진시험대와 발사대의 궤도식 로켓 이동 구조물에서 움직임이 눈에 띈다고 밝혔다. 닫혀 있던 연결타워의 덮개도 열려 발사대가 보였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서훈 국정원장은 전날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북한 영변의 5MW 원자로는 지난해 말부터 가동이 중단됐으나 동창리 철거 시설 중 일부는 복구 움직임이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다만 "지붕과 문짝을 다는 정도의 움직임"이라며 북한의 의도도 현재로선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북미 회담을 앞두고 "대단한 시설을 없애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이거나 "합의 무산에 대비해 미사일 발사 시험을 다시 재개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보고했다고 한다. CSIS는 그러나 동창리 발사장의 신속 복구가 어떤 의도나 목적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의심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의회는 대북 제재의 고삐를 바짝 죄는 북한 금융거래 봉쇄 강화 법안을 5일(현지시간) 초당적으로 재상정했다. 하노이 회담 합의 불발 이후 엿새 만에 의회 차원의 대북제재 압박에 나선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법안은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개인과 기업에 세컨더리 보이콧(3자 금융제재)을 의무적으로 부과하도록 했다. 북한의 금융거래 봉쇄에 초점을 맞춰 기존 재제를 대폭 강화한 것으로 상원 은행위원인 크리스 밴 홀런 민주당 의원과 팻 투미 공화당 의원이 공동 발의했다.
법안은 북한에 억류됐다 송환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추모하기 위해 '오토 웜비어 대북 은행업무 제한 법안'(브링크 액트·Otto Warmbier Banking Restrictions Involving North Korea·BRINK Act)으로 명명됐다.
미 의회는 당초 이 법안을 2017년 중순 처음 발의했으나 북미 정상회담 국면에서 상원 본회의 표결이 미뤄지다 지난해 말 자동 폐기됐다.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 무산 이후 6일 만에 재상정된 것이다.
법안의 핵심은 북한 정권과 거래하는 모든 해외 금융기관과 북한 정권을 조력하기 위해 제재를 회피하는 개인에 3자 제재를 의무적으로 부과하는 내용이다. 법안 최초 발의 때 '의회의 인식' 조항을 근거로 포함됐던 남북 경제협력 사업 개성공단 재개 반대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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