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Y' 공개·군살빼기"테슬라 행보에 시큰둥 반응은 왜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 2019.03.05 18:58

4일 주가 3%↓… 모델3 가격인하 등 잇단 움직임에 월가 '부정적' 의견 많아

/AFPBBNews=뉴스1
미국 전기차기업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최고경영자)가 일요일인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소형 SUV '모델Y'를 14일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날 테슬라의 주가는 3.2%로 비교적 크게 떨어졌다. 투자 전문가들의 반응도 좋지 않다.

모델Y는 테슬라의 5번째 모델로 이 업체의 대형 SUV '모델X'보다 작고 '모델3'보다는 크다. 주요 부품의 75%는 모델3와 같은 것으로 전해진다. 머스크는 모델Y가 모델3보다 10% 정도 크며 가격도 10%가량 비쌀 것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내용은 14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새 모델 소식에도 4일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주가가 3.20% 내리며 285.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변 반응이 좋지 않은 것은 제품 자체 때문이 아니라 최근 테슬라의 행보가 부정적인 분석을 낳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월 18일 머스크 CEO는 정규직의 7% 감원(약 3000명)을 사내 공지했다. 당시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그는 "우리의 앞길이 매우 어렵다"는 표현도 썼다. 이후 지난해 4분기에 두 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기록했다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기대에는 못 미쳤다. 무역전쟁 영향으로 부품에 관세가 붙었고, 중국 내 판매가격을 내린 것이 영향을 미쳤다.

모델Y를 14일에 공개하겠다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3일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최근 며칠은 테슬라가 여러 가지 뉴스를 쏟아냈다. 지난 28일에는 모델3 가격을 20%가량 내려 3만5000달러에 판다는 소식을 알렸다. 다만 2500달러의 예약금이 필요하고 온라인으로만 주문할 수 있다. 테슬라는 이 소식과 함께 기존의 매장(378개) 대부분을 닫기로 했다. 제품 가격을 줄이기 위한 군살빼기 조치이다.

하루 뒤인 지난 1일에는 만기가 된 9억2000만달러(1조363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현금으로 갚았다. 지난해 말 기준 갖고 있던 현금(36억9000만달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크기이다.

테슬라의 잇단 새로운 소식에 대해 월가를 중심으로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으로만 차를 파는 것에 대해 "다른 업체들은 꿈꾸기만 하던 것"이라며 테슬라의 "몇 단계 발전"을 칭찬하는 의견도 있지만(필립 휴추아, 제퍼리 애널리스트), 가격 낮추기가 "아이폰의 길을 벗어난 순간"이라며 테슬라가 고급 이미지 전략을 버렸다는 지적도 나온다.(브라이언 존슨, 바클리 애널리스트)

애덤 조너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도 "(가격 인하가) 1분기 실적을 안정적으로 만들지 모르지만, 브랜드 후광을 잃어가는 신호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최근 일련의 소식이 나온 것 자체가 부정적 신호라는 분석도 있다. RBC캐피털마켓의 조셉 스팍은 마켓워치에 "모델3의 가격을 낮춘 것은 수요가 기대만큼 강하지 않다는 뜻"이고, 모델Y를 곧바로 공개한 것도 "가격 인하 소식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으로 설명한다.

테슬라는 미국 내 전기차에 대한 구매자 세금혜택 한도치(20만대 판매)를 다 채우며 올해 들어 혜택이 절반 줄어 판매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 중국의 판매 둔화도 문제다. 머스크 스스로도 최근 CNBC에 "테슬라가 1분기에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얘기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가격 인하, 신차 공개는 테슬라로서는 '승부수'이다. 모델3가 기대만큼 수요가 몰린다면 예약금을 통해 최근 쓴 거액 현금을 다시 채울 수도 있다. 앞서 지난 1월말 실적발표 때 머스크 CEO는 올해 테슬라가 36만~40만대 차량을 생산·인도해 지난해보다 45~65%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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