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전 통일장관 "재수없는 볼턴, 북미회담 결렬에 역할"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 2019.03.05 18:13

[the300]"사실상 합의 이뤄졌다가 갑자기 분위기 바뀐 것"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평련 전문가 초청간담회 '2차 북미정상회담 평가와 남북경제협력 전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9.3.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재수없는 사람"이라고 불렀다.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한데는 볼턴 보좌관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그는 5일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주최로 국회 의원회에서 열린 전문가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북미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간 합의가 사실상 이뤄진 상태였다고 전했다. 분위기가 갑자기 바뀐 이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의혹과 관련한) 마이클 코언(트럼프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 청문회가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바람에 트럼프 대통령이 업셋(upset)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볼턴 보좌관은 회담 둘째 날 확대 정상회담에 배석했다. 정 전 장관은 이를 회담 결렬의 신호라고 봤다. 그는 "확대 회담으로 넘어가는 장면을 보니 난데없이 볼턴이 앉아 있었다"며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매우 재수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만들어낸 것인데 자신들이 만들고 깨는 식으로 할 수 없으니 볼턴에게 악역을 맡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미국이) 볼턴을 시켜 문턱을 높이니 북한도 제재 해제를 세게 해달라고 했을 것"이라며 "서로 문턱을 올리다가 거기서 더 이상 못 나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밤 사이에 이뤄진 의도된 '노딜', 결렬이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영변 외 핵 시설에 대해선 '과장' 가능성을 언급했다. 정 전 장관은 "연료를 만들기 위해 저농축 하는 것도 고농축으로 우기는 것이 아닌가"라며 "개수가 많다는 것으로 홀려서 (김 위원장에 대해) '나쁜 놈 이미지'를 각인하려는 계산"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시설을 언급하자 김 위원장이 놀랐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장관은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자백하라는 식으로 하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거쳐 정상에게 보고된 것은 뭐란 말인가 하는 표정을 김 위원장이 지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들통났구나'해서 놀란 게 아니라 '말도 안 되는 것 가지고' 이런 것 아니었겠냐"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을 강조했다. 북미는 조만간 다시 협상 테이블을 열거라는 예상이다. 정 전 장관은 "특사까지 갈 것은 없고, 지난해 5월 26일처럼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판문점에서 '원포인트 미팅'을 하는 방법이 있다"며 "문 대통령이 북미 간에 나눈 대화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절충하고 조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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