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어부터 전기차까지…호텔, 지역과 '상생'해야 산다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 2019.03.05 10:47

호텔업계, 지역경제·환경 돕는 상생 사업 진행…"브랜드이미지, 매출효과 제고 효과"

메종 글래드 제주가 지난달부터 지역 스타트업 '아이즈랩'과 협력해 폐린넨 업사이클링 제품을 출시했다. /사진=글래드호텔앤리조트
최근 사회적 흐름으로 자리잡은 '상생'과 '필(必)환경' 바람이 호텔가에도 불고 있다. 멀리서 찾아온 투숙객들만 신경 쓰던 호텔이 지역사회에 녹아들고 있다. 고급시설과 서비스로 소비자를 공략하던 호텔업계가 '공존'을 키워드로 지역 대표 호텔이라는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명 호텔들이 경쟁적으로 지역사회와 적극적인 협력에 나서고 있다. 메종 글래드 제주는 지난달부터 호텔 레스토랑 '삼다정'에서 각종 광어요리로 만든 신메뉴를 개발, 판매 중이다. 해양수산부가 '3월의 수산물'로 선정해 소비를 장려할 만큼 광어 수요가 떨어져 어려움을 겪는 제주 광어 양식어가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오는 4월까지 광어요리를 주력으로 프로모션 행사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지역기업과 연계한 '글래드 에코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지난해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내놓은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 제시한 올해의 키워드 '필환경' 실천의 일환이다. 호텔에서 배출되는 침구류 폐린넨 제품들을 제주지역 스타트업인 '아이즈랩'에 무료 제공해 친환경 제품으로 업사이클링(up-cycling)한다. 아이즈랩은 현재 반려동물 전용 쿠션을 선보였고 차츰 가방, 옷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제주신라호텔도 다양한 상생프로그램을 내놨다. 영세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소규모 음식점에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는 '맛있는 제주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제주산 식자재를 활용하는 해당 음식점들의 조리법 개발, 주방 시설물 교체 등을 지원한다. 2014년 '신성할망식당'을 시작으로 지난달 22호점 식당 개장을 마쳤다. 친환경 관광 콘텐츠의 일환으로 현대자동차와 협력해 '전기차 무료 체험 서비스'도 시작했다.


제주신라호텔은 지난 1월부터 친환경 관광의 일환으로 현대자동차와 협력해 '전기차 무료 체험' 서비스를 숙박 패키지에 포함해 판매 중이다. /사진=호텔신라
이처럼 유명 호텔들이 지역경제·환경에 관심을 갖는 것은 지역사회 피해가 곧 호텔의 피해라는 인식에 공감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세계적인 관광지인 필리핀 보라카이섬이 환경오염으로 폐쇄되며 호텔, 리조트가 수십 억원에 달하는 직·간접적 피해를 입었다. 특히 해당 숙박시설들은 환경오염의 주범이란 지적까지 받으면서 지역사회와의 공존 필요성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상생 사업은 호텔 영업과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 메종 글래드 제주는 아이즈랩에 폐린넨을 제공하며 처리비용을 절감했다. 호텔신라가 제주애플망고 농가와의 상생의 일환으로 2007년 내놓은 '애플망고 빙수'는 5만원이 넘는 가격에도 없어서 못 파는 호텔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 리조트는 해당 지역에 자리 잡고 영업을 하는 만큼, 지역사회의 일원이 돼야 한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며 "특히 제주같은 자연환경이 유명한 관광지에 있는 숙박시설들은 적극적인 친환경 프로그램으로 호텔 이미지 제고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임신한 딸이 계단 청소를?"…머리채 잡은 장모 고소한 사위
  2. 2 [단독]유승준 '또' 한국행 거부 당했다…"대법서 두차례나 승소했는데"
  3. 3 "대한민국이 날 버렸어" 홍명보의 말…안정환 과거 '일침' 재조명
  4. 4 "봉하마을 뒷산 절벽서 뛰어내려"…중학교 시험지 예문 논란
  5. 5 '청춘의 꿈' 부른 김용만, 자택서 별세…"한달전 아내도 떠나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