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선언→노딜' 트럼프에 막후핵폭탄 코언은 누구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19.03.02 05:31

변호사로 활동하다 2006년 트럼프 그룹 입사…'해결사' '투견'으로 불려…2018년 국회 위증 등 혐의로 3년형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 활동해온 마이클 코언/AFPBBNews=뉴스1

"트럼프는 인종차별주의자이고 협잡꾼이며 사기꾼이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 첫 저녁 만찬이 있은 바로 직후, 지구 반대편 미국 워싱턴 의회 청문회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변호사로 활동했던 최측근, 마이클 코언(53)이 이같은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만찬 이튿날, 미국 주력 일간지 머릿기사들도 코언의 폭로로 도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과정에서 '위키리크스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 알고 있었고, 불륜 관계를 맺은 포르노 여배우에게 입막음 댓가로 돈을 전달토록 했으며, 허위 진단서를 내고 베트남 징집을 피했다는 내용 등이었다.

코언 증언의 여파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가중시켜 북미 정상회담이 원활히 진행되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들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베트남 현지에서 "코언은 자신의 형량을 감추기 위해 거짓말하고 있다"고 트윗을 남겨 그의 증언에 대해 주시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또 '하노이 선언'이 무산된 후, 기자회견장에서도 트럼프는 "회담 도중 청문회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코언은 1991년 토마스M쿨리 로스쿨을 졸업했으며 1992년부터 변호사 활동을 시작해 2006년에는 로펌 '필립스 나이처'라는 곳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일했다. 같은 해 트럼프 그룹으로 옮겼는데 그 곳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트럼프 월드 타워 이사회를 장악하는데 도움을 줘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 들었다.

코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자서전 '거래의 기술'을 두 번이나 읽고 코언이 가족, 친지들과 트럼프 부동산을 매입해 갖고 있단 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코언은 2008년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던 한 종합 격투기 홍보회사의 최고운영책임자를 맡게 되고, 이후 그룹의 부회장까지 맡게 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법률 자문 활동도 도맡아 했음도 물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막후실세'로 알려졌던 그가 언론에 빈번하게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랜 기간 러시아 정재계 인사들과 깊은 관계를 맺어왔는데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될 수 있도록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듬해부터 제기됐다.

수사를 이끈 로버트 뮬러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고위급 인물들과의 주요 연결고리로 코언을 지목했다.


예를 들어, 대선 운동이 한창이던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모스크바 트럼프 타워 프로젝트가 잘 되도록 러시아 정부에 이메일을 보낸 것이 코언이라는 것. 선거에서 상대방 비방을 위한 정보를 얻기 위해 러시아 해커들을 고용한 비용 전달도 코언이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의 수사 내용이나 언론을 통해 제기된 의혹, 무엇보다 코언 자신이 직접 청문회에 나서 증언한 내용을 살펴보면 그가 오랜 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그림자 역할을 충실히 해 온 것은 분명해 보인다. 외신에서도 코언에 대해 트럼프의 '해결사(Fixer)' 또는 '투견(Pitbull)'이라 지칭해왔다.

그렇다면 돈독했던 두 사람 사이에 결정적 금이 가게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코언이 2018년 8월, 코언이 특검과 '플리바겐(Plea bargen·유죄 인정 후 감형)'에 합의하며 수사에 적극 협조하면서부터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언이 지난해 12월, 뉴욕연방지방법원에서 국회 위증, 선거자금법 위반 혐의를 들어 징역 3년형을 선고받자 "코언에게 불법적인 일을 하라 한 적 없다"고 선긋기에 나섰고 코언이 양심선언격 발언을 이어가자 "쥐새끼(Rat)"이라고 힐난하는 등 날을 세웠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 기간에도 두 사람은 비난을 주고 받는 등 완전히 등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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