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1일 정오. 광화문 광장에 만세삼창이 울려 퍼졌다. 올해 100세를 맞은 임우철 애국지사가 무대에 선창하자 온 국민이 함께 "만세"를 외쳤다. 태극기를 매단 드론 50대가 한꺼번에 날아올라 숫자 '3'과 '1'을 그렸고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은 숫자 '100'을 형상화했다.
만세삼창이 이어지자 시민들은 손에 든 태극기를 높게 흔들었다. 부모들은 아이를 목말 태우고 아이와 함께 만세를 외치기도 했다. 이 광경을 보며 "감동적"이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후손들이 100년 전 그날을 재현했다.
기념행사는 독립문과 대한문에서 각각 출발한 만세 행렬이 광화문 광장에 모이며 시작됐다. 한 손에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외치는 시민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이른 아침부터 광화문광장을 찾은 시민들이 이들을 반겼다.
광화문광장에는 빈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민들이 몰렸다. 자리를 찾지 못한 시민들은 세종문화회관 쪽 계단도 꽉 채웠다. 민족 최대의 독립운동인 3·1운동을 기억하려는 듯 어린아이부터 노인들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대규모 인파가 태극기를 들고 광화문에 모인 이날을 기억하려는 듯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나쁨' 상태인 서울 미세먼지 수치로 마스크를 쓴 시민들도 많이 보였다.
'3·1 독립선언서' 낭독이 이어졌다. 독립 유공자를 포함해 각계 국민대표들이 한 구절씩 33인의 독립선언서를 나눠 읽었다. 한완상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위원장, 차범근 10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위원, 피아니스트 김예지씨 등이 참여했다.
시민들은 각자 작은 태극기를 하나씩 손에 들었지만 한반도기를 든 시민도 눈에 띄었다. 한반도기를 들고 있던 임정훈씨(42)는 "100년 전 3·1운동과 해방은 남북이 함께한 것이기 때문에 3·1절은 남북 공통의 행사라고 생각했다"며 "남북이 한자리에서 한 뜻으로 3·1절을 기념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휠체어를 탄 14살 아들과 함께 참여한 황모씨(41)는 "오늘은 대한민국 역사에 특별한 날이기 때문에 아이 교육도 하고 바람도 쐴 겸 나왔다"며 "생각보다 행사가 아주 커서 아이가 즐거워한다"고 말했다.
행사 막바지에는 김영관 애국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한 횃불을 다시 독립횃불 청년대표단에 전달하는 '독립의 횃불' 출정식이 진행됐다.
이날 기념행사는 '함께 만든 100년, 함께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과거 100년이 미래 100년에 희망을 전달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행사를 위해 이날 오후 6시까지 광화문과 대한문 일대 교통이 통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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