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한국의 칼라 힐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 2019.02.28 13:29

산업부 70년 역사 '1호 여성 차관'…협상장 누비며 '금녀의 벽' 깬 자타공인 통상전문가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이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 파시시아룸에서 '제12차 FTA 이행·활용 유관기관 협의회'를 주재하고 있다. 2018.9.19/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유명희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52·사진)은 한·미, 한·싱가포르,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등 굵직한 협상을 책임져 온 자타공인 '최고의 협상 전략가'다. '금녀의 벽'을 깨고 협상장을 종횡무진하며 얻은 '한국의 칼라 힐스'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하다. △통상산업부(현 산업부) 첫 여성 사무관 △산업부 첫 여성 국장 △산업부 첫 여성 1급(고위공무원단 가급) 등 산업부 70년 역사에 많은 '1호' 기록을 남겼다.

유 본부장은 행정고시 35회에 합격해 1992년 총무처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1995년 통상산업부로 옮기면서 '통상전문가'의 길을 걷게 됐다. 당시 미국의 칼라 힐스 무역대표부(USTR) 대표, 웬디 커틀러 USTR 대표보 등이 발탁되면서 국내에서도 여성 통상전문가 육성 필요성이 높아진 게 계기가 됐다. 1998년 통상산업부에서 통상기능이 외교통상부(현 외교부)로 이관되면서 외교부로 적을 옮겼고, 2013년 통상기능이 산업부로 다시 넘어온 이후 친정으로 복귀했다.

당시 서기관에서 국장으로 '파격 승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중앙부처 공무원은 일반적으로 '사무관-서기관-부이사관-고위공무원'의 승진체계를 따르는데, 부이사관을 건너뛴 것이다. 윤상직 전 장관이 청와대 외신대변인으로 발탁된 유 본부장을 직접 찾아가 스카우트 한 일화는 지금도 관가에 회자된다.

이후에도 FTA 교섭관 겸 동아시아FTA추진기획단장과 통상정책국장을 역임하고, 지난해 통상교섭실장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리고 1급 승진 1년 만에 차관급인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임명됐다. 1948년 상공부가 설립된 이래 70여년 만에 첫 여성 차관이다.

유 본부장은 앞으로 보호무역주의 파고에 대응해 각종 통상 전략을 짜고 협상을 진두지휘할 '사령관' 역할을 맡게 된다. 일각에서는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을 남편으로 두고 있어 이번 정권 내 승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지만, 대체할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뛰어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유 본부장은 공직생활동안 한·미, 한·싱가포르, 한·아세안 FTA 등 주요 통상 협상을 이끌어 왔다. 통상교섭실장을 맡았던 지난 1년간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과 호흡을 맞추며 한·미 FTA 개정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통상 분야의 전문성을 쌓기 위해 미 밴더빌트대에서 법학전문박사(JD)학위를 받고 미국변호사 자격도 취득했다.

청와대는 "공직생활 초기부터 통상 분야에서 활동해온 최고의 통상전문가"라며 "굵직한 통상업무를 담당하면서 쌓아온 업무 전문성과 실전경험, 치밀하면서도 강단 있는 리더십으로 당면한 통상 분야 현안을 차질 없이 해결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약력>
△1967년 울산 △정신여고 △서울대 영문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미국 밴드빌트대 로스쿨 △행정고시 35회 △대통령비서실 외신대변인 △산업통상자원부 자유무역협정교섭관 겸 동아시아자유무역협정추진기획단장·통상정책국장·통상교섭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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