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보통주 1주당 현대차에 2만1967원, 현대모비스에 2만6399원의 배당을 제안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제안한 배당금(각 보통주 1주당 4000원)보다 5.5~6.5배 많은 수준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상장사 중 순이익을 넘는 배당을 하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제안한 배당률은 지난해 순이익 대비 각각 67%, 20%로 낮은 수준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오히려 순이익을 넘어서면 무리한 배당이라며 시장에서는 경계하는 모습이다. 국민연금의 국내 의결권 행사 세부기준에 따르면 배당금 지급 수준이 회사의 이익규모, 재무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주주가치를 훼손할 정도로 과다한 경우 반대표를 행사하도록 돼 있다.
업계는 현대차나 현대모비스가 엘리엇의 제안을 수용할 경우 향후 투자 및 M&A(인수·합병) 여력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특수배당 직후 기업가치가 떨어질 것을 경계한다. 엘리엇의 요구는 시가총액 대비 현대차는 18.8%, 현대모비스는 12.1%에 달한다.
단기적으로는 엘리엇의 배당안이 매력적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회사의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다.
또 현대모비스는 3년에 걸쳐 2조6000원에 달하는 주주환원 계획을 밝힌 것도 고려할 부분이다. 3년간 △배당 1조1000억원 △자기주식매입 1조원 △자기주식소각 4600억원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체 금액으로 보면 엘리엇의 요구와 비슷하다.
현대차도 올해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금을 더하면 주주환원에 총 2조800억원을 썼다. 향후 잉여현금흐름(FCF) 30~50% 배당 기조를 이어가고, 수익성 개선에 기반한 주주환원 확대를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엘리엇의 현금배당을 통한 1년 내 회수 방안은 단기 투자자 입장에서 매력적일 수 있다”며 “그러나 장기투자자의 경우 현대모비스의 3년 분할안이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시적 특수 배당 후에는 기업가치 하락에 따른 부정적인 주가 흐름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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