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대상에 내 이름 왜 없나"…삼일절 헌법소원 백태

머니투데이 백인성 (변호사) 기자 | 2019.03.01 12:00

[서초동살롱] "기념행사서 독립선언서 대신 유림 '파리장서' 읽어달라" 청구도…각하


헌법재판소에는 늘 다양한 사건이 몰려듭니다. '삼일절'과 관련해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올해는 문재인 정부가 3·1절 100주년을 맞이해 국민대통합을 명분으로 강력·부패범죄를 배제한 일반 형사범, 특별배려 수형자, 사회적 갈등 사건 관련자 등 4378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했는데요, 과거 삼일절 특별사면과 관련해 "자신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확인을 구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헌법재판소 결정문의 사실관계를 종합하면, A씨는 지난 2001년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죄로 징역 7년형 및 보호감호처분을 받았습니다. A씨는 교도소에서 징역형을 마치고 다른 교도소에서 보호감호 집행 중이던 2011년, '특별사면 대상에서 보호감호처분을 받은 자를 제외하는 건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재판소에 '특별사면대상 제외 위헌확인' 헌법소원을 청구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그러나 "피보호감호자에 대해서도 형의 선고를 받은 자와 마찬가지로 특별사면의 대상에 포함하는 입법을 해야 할 헌법상의 명시적인 입법위임이 있다거나, 헌법의 해석상 그러한 입법을 함으로써 청구인의 기본권을 보호하여야 할 입법자의 행위의무 내지 보호의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입법자의 입법의무를 존재로 한 이 사건 심판청구는 입법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여 부적법하다"며 A씨의 심판청구 자체가 부적법하다며 심리하지 않고 각하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특히 "A씨는 2011년 삼일절 특별사면에 피보호감호자인 청구인에 대하여 특별사면을 행하지 않은 것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2011년에는 삼일절 특별사면 자체가 실시된 바 없다"고 답했습니다.


정부의 '삼일절 기념행사'에서 33인의 대표가 작성한 독립선언문 대신, '유림 대표'가 쓴 글을 읽어달라며 헌법소원을 낸 사건도 있었습니다. 2009년 B씨는 행정안전부장관을 상대로 "3·1절 기념행사 때 독립선언서 대신 한국유림대표가 작성한 '파리장서'를 낭독해달라"고 진정을 냈지만 거부당하자 헌법소원심판을 냈습니다.

B씨는 청구에서 "1919년 3·1 운동시 민족대표 33인은 3·1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공적밖에 없으나 당시 한국유림대표 등은 파리국제평화회담에 대한독립청원서를 보내는 등 실질적으로 민족대표 33인보다 공적이 더 많이 있으므로 3·1절 기념행사 시 한국유림대표가 작성한 파리장서로 독립선언서 낭독을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그러나 "국가기관에 청원하여 비록 그 결과가 청원인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이것을 두고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불행사가 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청구인의 이 사건 심판청구는 헌법소원의 심판대상성이 결여되어 부적법하다"며 전원일치로 청구를 각하했습니다.

헌법재판관도 나름의 극한직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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