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PSA그룹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최고경영자(CEO)는 26일(현지시간) 최근 몇 년간 유럽 시장 실적이 개선되면서 새로운 시장 진출 기회를 엿보고 있다면서 푸조 브랜드의 북미시장 복귀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3년간 미국과 캐나다의 자동차 안전과 배출가스 규제 기준을 맞추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푸조는 1980년대 중반까지 미국에서 인기 있는 자동차 브랜드였다. 유럽 차 특유의 분위기와 '인디 500(Indy 500)' 등 미국의 유명 자동차 경주에서 여러 차례 우승한 것이 바탕이 됐다. 그러나 품질에 대한 고객 불만과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1991년 미국에서 철수했다. 한때 연간 1만4000대가 팔리던 차량은 철수 직전 4000대로 쪼그라들었다.
푸조는 이미 미국 시장 진출 준비를 시작했다. 지난해 미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북미지사를 설립하고 트래블카(TravelCar)라는 차량공유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미 워싱턴 D,C.에서 '프리2무브(Free2Move)'라는 차량호출 서비스 앱(응용 프로그램)도 출시했다.
래리 도미니크 푸조 북미지사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세계와 푸조 브랜드는 (미국에서 철수하던) 28년 전과 매우 다르다"고 말했다. 푸조가 미국 시장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또 "(미국 시장 진출은) 확장할 수 있고, 측정 가능한 방법으로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덧붙였다.
푸조의 미국 진출은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유럽 사업 호조가 뒷받침됐다. 2017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수한 '오펠'도 지난해 흑자로 전환했다. PSA그룹은 2021년까지 유럽 외 매출 비중을 5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인도와 러시아에도 각각 시트로엥, 오펠 브랜드로 진출할 계획이다.
변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차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이다. 미 상무부는 최근 수입차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관세 부과로 대응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트럼프 대통령에 보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수입차 관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수입차 관세는 유럽과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에서 팔아야 하는 푸조에 치명적이다.
WSJ은 "미국 자동차 시장에 안착한 외국 회사는 1992년 진출한 한국의 기아자동차가 마지막 사례일 정도로 미국은 어려운 시장"이라며 "앞서 진출한 피아트 크라이슬러도 고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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