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회사의 신규 인가를 앞두고 막강한 자본력을 내세운 금융지주회사와 변화에 초점을 맞춘 연합 사업자 등 사업권이 누구에게 돌아갈지 시장의 관심이 높다. 업계에서는 자본력과 전문성 등을 두루 살펴 안배할 것으로 예상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신탁사 인가를 신청한 12개사는 오는 3월 1일에서 2일 사업계획을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과 산하 외부평가위원회는 발표 내용을 듣고 최종 심사를 진행한다. 금융위원회는 별다른 변수가 없으면 다음 달 사업자 3곳을 선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최근 부동산신탁업은 차입형토지신탁 보다 관리형토지신탁 보수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전체 11개 부동산신탁회사의 순이익은 285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6%(428억원)가 늘어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이 21.9% 늘었는데 부문별로 보면 관리형토지신탁 보수가 839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56.8%(304억원)가 증가했다. 일반 관리형토지신탁보다 보수가 높은 책임준공확약형 관리신탁의 수탁고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책임준공확약 관리신탁 수탁고는 2017년말 1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6월말 2조4000억원으로 71.4%(1조원)나 증가했다. 책임준공 신탁은 시공사가 부도 등의 이유로 기간 내에 준공을 못하면 부동산 신탁사가 책임준공의무를 대신하는 것을 뜻한다. 금융지주회사 계열인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이 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때문에 신규 인가에서도 자금력과 내부 시스템 등이 받쳐주는 금융지주회사 계열 신청사가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하지만 기존 신탁사들이 획일화된 상품과 비즈니스에 국한돼 있어 다양하고 새로운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 신선한 신규 사업자의 진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청 사업자를 보면 주요 금융지주사 중에는 NH농협금융지주,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뛰어들었고 나인원한남 개발 사업을 포함해 부동산금융업을 확대하고 있는 대신증권도 참여했다.
마스턴투자운용, 이지스자산운용, 키움증권, 현대차증권이 컨소시엄을 이룬 '에이엠자산신탁'과 바른자산운용, SK증권 등이 참여한 '바른자산신탁' 등 연합사도 있다. 특히 에이엠자산신탁은 부동산개발사업체인 SK D&D(SK디앤디)와 건설사업관리 전문업체인 한미파슨스도 참여해 부동산에 관한 다양한 사업군을 구성했다.
신탁사 한 관계자는 "2017년부터 신탁사들이 너도나도 돈이 되는 책임준공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며 "올해부터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 제한된 책임준공 시장을 놓고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아파트 분양 사업이 주를 이뤘지만 오피스 시장이나 관리를 통한 임대수익 등 비즈니스를 다방면으로 키워 나갈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업에 노하우가 있는 전문적인 사업자들이 시장에 뛰어들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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