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량 페트병 맥주 사라지나…갈색 페트병 규제 '촉각'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 2019.02.28 06:00

환경부, 캔·유리병 단계적 대체 추진…업계 "경제성 없어 사실상 불가"

정부가 일회용 플라스틱, 유색 페트병 사용 제한 등 환경 규제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갈색 맥주 페트병 규제 여부를 두고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맥주의 경우 자외선을 통한 제품 변질 방지를 위해 두꺼운 갈색 페트병을 이용하고 있는데 대체 수단이 마땅치 않아서다.

27일 주류업계 등에 따르면 환경부는 최근 맥주 페트병 규제 여부와 대안 등을 두고 주류업계 등에 대한 의견수렴 과정을 진행했다. 맥주의 경우 제품 변질을 방지하기 위해 갈색 페트병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를 투명 페트병으로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당초 2021년 부터 시행될 유색 페트병 사용제한에 맥주 페트병은 포함하지 않았으나 최근 일부의 이의 제기가 나타나면서 대체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분담금 차등화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맥주 페트병을 유리병이나 캔 등으로 대체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주류업계에서는 대용량 맥주를 캔, 유리병으로 생산하는 것에는 부정적이다. 패키지 비용이 크게 늘어나는데다 무게 증가나 생산 라인 신설 등의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으로 대용량 맥주를 판매하는 건데 페트병을 이용할 수 없게 되면 1000ml, 1600ml의 대용량 맥주는 사실상 생산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페트병 맥주의 경우 캔맥주에 비해 단위당 가격이 저렴하고 상대적으로 가벼워 대규모 행사, 워크샵 등에 자주 이용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체 맥주 출고량 대비 페트병 맥주 비중은 16%로 추산됐다.


캔, 유리병 등으로 대용량 맥주 시장을 대체한다고 해도 개발, 라인 설치 등의 소요 시간과 비용 등이 필요하다. 이는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대용량 맥주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수입맥주에 비해 가격 경쟁력과 차별화된 수요가 있는 카테고리여서 페트병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가뜩이나 부진한 맥주 사업에 타격이 예상된다. 다만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당장 맥주 페트병 금지를 도입하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맥주 페트병을 금지시키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캔 등 대체제를 이용했을 경우 영향 등을 시뮬레이션 하면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업계 의견 등을 수렴해 내달 맥주 페트병을 포함한 유색 페트병 규제, 라벨 등급화 관련 세부 안을 제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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