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시진핑 비하" 글자… 中서 쫓겨난 대만게임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 2019.02.25 16:36

19일 출시 레드캔들의 공포게임 '환원'
'시진핑 곰돌이 푸' 문구 발견, 中 보이콧
사과에도 퇴출… 대만 정치인, 업체 두둔

'환원' 게임 중 논란이 된 부분. 파란 선으로 표시된 부분이 중국어로 '시진핑 곰돌이 푸'이다. /사진=트위터
한 대만 기업의 온라인게임이 중국 네티즌들의 보이콧 속에 중국시장에서 퇴출됐다. 게임 배경 중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하하는 듯한 문구가 들어갔기 때문이다. 중국과 대만의 관계가 나빠진 가운데 벌어진 이번 일에 대해, 한 대만정치인은 업체를 우회적으로 두둔했고 다른 기업들은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하고 있다.

25일 타이완뉴스, 홍콩 밍파오(明報)에 따르면 대만 게임기업 '레드캔들 게임즈'는 지난 19일 공개한 새 게임 '환원'(還願, 영문명 Devotion)이 중국에서 이 같은 논란에 휩싸이자 사과문까지 냈지만 결국 제품이 중국시장에서 제외됐다.

게임 환원은 1980년대 대만의 낡은 빌라를 배경으로 한 공포물로 업체는 앞서 '반교'라는 다른 공포게임으로 유명해졌다. 이 게임은 중국에서도 출시 후 약 사흘간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還願'(환원)이 1억2000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게임 화면 중에 시진핑 주석을 비하하는 듯한 부분이 일부 발견되며 상황이 뒤집혔다.

보도에 따르면 게임 배경 중 벽에 붙은 일종의 부적에는 '시진핑 곰돌이 푸'로 읽히는 문구가 들어 있었다. '푸'는 유명 만화 캐릭터로 지난 2013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을 만난 시 주석의 모습이 이와 닮았다며 별명이 됐다. 중국 당국은 자국에서 둘을 비교한 사진 등에 대한 검열을 해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풍자에 대한 검열'을 다룬 한 영어권 신문 기사 일부
또 게임 환원에는 신문이 하나 등장하는데, 그중 한 기사에서 초등학생을 공격한 범죄자 이름으로 '包子[바오즈]'(만두라는 뜻)라고 한 것도 문제가 됐다. 시 주석을 비하하는 또다른 별명이 '習包子'(익힌 만두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중국 내 주요 SNS를 통해 퍼졌고 네티즌들은 환원에 대한 보이콧 선언과 함께 스팀 등 게임 플랫폼에서 환원에 대해 나쁜 평가를 주기 시작했다.

논란이 커지자 게임사는 23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직원 1명이 다른 사람 모르게 벌인 일"이라면서 "상처받은 모든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히고 수정 작업을 했지만 화난 중국 사용자들을 달래지는 못했다.


게임사는 중국 내 유통사와 계약이 해지됐고, 환원은 중국 내 주요 게임 플랫폼에서 빠졌다. 현재 웨이보 등에서는 환원을 검색하면 아무런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중국 상하이에서 영업하는 대만투자사는 이 게임사와 제휴를 끊었으며, 밍파오는 홍콩 투자자들도 투자 중단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른 대만 게임기업들은 이번 일이 업계에 미칠 영향을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천치마이(陳其邁) 대만 행정원 부원장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민주자유 국가에서 창작 활동은 제약받지 않는다"며 "국산 게임과 창작의 자유를 지지한다"고 적어 우회적으로 업체를 감쌌다.

중국과 대만은, 차이잉원 대만 현 총통이 중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공개적으로 거부하며 갈등 관계에 놓여 있다.

천치마이(陳其邁) 대만 행정원 부원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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