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가 뭐라고' 트럼프, 면박준 무역협상 대표와 불화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 2019.02.25 11:44

트럼프, 무역협상 성사시키지 못한 라이트하이저에 불만…온건파 영향력 커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BBNews=뉴스1


미중 무역협상 과정에서 세부절차 등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을 빠르게 마무리하려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중강경파인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충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관련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무역협상단 대표인 라이트하이저가 서로에게 점점 싫증을 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아직까지 미중 무역협상을 성사시키지 못했다는 것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으며, 라이트하이저 대표 역시 최근 들어 심해진 트럼프 대통령의 간섭에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말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미국 증시가 급락한 이후 조속한 무역합의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대중 강경파이자 대중관세정책을 기획한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중국과의 협상에서도 강경한 태도를 취하자 이에 불만을 품었다는 것.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관세맨'(Tariff Man)이라고 불러왔지만, 그는 최근 미중 무역협상을 '중국과의 역사적인 합의'라고 부르는 등 협상을 마무리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지난 22일 중국 협상단과 언론 앞에서 자신을 반박하며 면박을 준 것에 대해 불평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합의를 양해각서(MOU) 형식으로 작성하겠다는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발언에 "나는 MOU가 싫다"고 비판했다. 이에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MOU는 법적으로 효력이 있는 계약이다. 무역 협상할 때 주로 쓰인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즉각 불만을 표하자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결국 "MOU 대신 '무역 합의'라는 표현을 쓰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라이트하이저 대표 간 불화가 표면으로 드러났다"면서 "중국과의 협상에서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자신이 주도하기 원하면서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밀려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만나 단판 협상을 벌여야만 미국과 중국이 최종적으로 합의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그는 25일 트위터를 통해 오는 3월 1일로 예정된 협상마감 시한을 연장하고 시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백악관에서 대중 온건파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등 대중 온건파는 미중 무역협상을 타결해야 증시가 반등할 수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시킨 상황이다. 이들은 또한 중국과의 협상을 위해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장비를 미국에서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리지 말라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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