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평양을 출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열차에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김영철·리수용·김평해·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이 함께 올랐다.
열차에 오른 북한 간부들 명단은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와 유사하다. 김영철·리수용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은 확대 정상회담장에 직접 배석했던 북한 외교안보의 핵심 인사들이다.
특히 김영철 부위원장은 지난달 17~19일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만나 2차 정상회담 개최를 확정지었다. 그는 이번 2차 회담의 확대 정상회담에도 배석할 전망이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비서실장’으로서 지근거리 보좌를 맡고 있다. 베트남 측과 의전·경호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과 현지에서 만나 김정은 위원장의 동선과 일정을 구체적으로 짤 것으로 보인다.
리수용 부위원장은 스위스 주재 북한대사로 재직할 당시 어린 시절 김 위원장의 스위스 유학을 지원했던 인물이다.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부상은 우리 외교부의 장관·차관격에 해당하는 인물로 오랫동안 대미협상에 관여해왔다.
북한의 수행단은 1차 회담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추가된 인물들을 보면 북한이 싱가포르 회담 때보다는 보다 진전된 결과물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오수용·김평해 노동당 부위원장은 이번 수행단에 새로 포함됐다. 오수용 부위원장은 노동당 경제부장을 겸하며 경제건설을 챙겨왔다. 김평해 부위원장은 당 간부부장을 맡아 내각 등 행정 관련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인물이다.
경제·인사담당 당 고위간부를 포함시킨 것은 미국이 비핵화의 대가로 약속할 경제 보상의 후속대책을 현장에서 바로 논의하고, 북-베트남 정상회담에서 합의될 경제협력 방안을 보다 구체화하기 위한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25일 출발 전망…볼턴·폼페이오 등 수행단 포함될 듯
미측 수행단에는 베네수엘라 사태를 이유로 방한을 취소한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포함될 전망이다. CNN은 23일(현지시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해 "볼턴 보좌관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과 하노이에 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미국 내 대북 초강경파로 분류된다. 1차 정상회담 때도 수행단에 포함됐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잘 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압박용 카드가 아니냐는 시각이 나왔다.
폼페이오 장관도 고정 인물이다. 그는 김영철 부위원장과 함께 1·2차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이다. CIA 국장 시절부터 북미협상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시로 대면 보고하며 ‘비핵화 교사’를 자처하고 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도 수행단 포함이 예상된다. 1차 정상회담 때 배석했던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퇴임한 뒤 그 자리는 현재 공석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당초 기대됐던 퍼스트레이디 회동은 무산될 전망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하노이에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의 큰 딸이자 백악관 실세로 불리는 이방카 보좌관이 수행단에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두 정상의 혈연관계에 있는 이방카 보좌관과 김여정 제1부부장의 대면 가능성이 이번 정상회담의 또다른 관심사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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