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올랐는데 공매도 그만 멈추고 항복하시죠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 2019.02.24 08:00

[행동재무학]<254>공매도세력 항복하면 2차 상승장 온다

편집자주 |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들 합니다.

“주가가 올랐는데도 공매도가 줄지 않네요.ㅠㅠ”

공매도는 미래에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와 파는 것이기에 예상과 반대로 주가 상승하면 큰 손실을 입게 된다. 더군다나 주식을 빌려왔기 때문에 매일 이자(수수료)가 붙는다. 이는 신용으로 주식을 매입한 후 주가가 떨어져서 손실을 보는 경우와 비슷하다. 이때도 신용에 대한 이자가 매일 꼬박꼬박 계상된다.

주식을 산 뒤 주가가 떨어지면 손실을 끊기 위해 손절매(stop loss)를 하듯이 공매도를 한 후 주가가 오르면 숏커버링(short covering)을 해야 한다. 주가가 계속 올라 숏커버링이 늘어나면 공매도잔고는 자연스레 감소한다.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 투자자들이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투매에 나서게 되고 투자업계에서는 이를 ‘항복’(capitulation)이란 단어로 표현한다. 마찬가지로 공매도자는 주가가 계속 상승해서 손실이 불어나면 결국 항복하고 숏커버링을 하게 된다.

주가가 단기간 급락하면 투매가 나오기 쉽다. 국내 증시는 지난해 10월 증시가 급락했을 때 투매가 나왔고, 미국 뉴욕 증시는 지난해 12월 1930년대 대공황이후 최악의 하락을 보이자 너도나도 주식을 내던졌다. 투매가 나오면 주가는 추가로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반대로 증시가 단기간 크게 오르면 공매도 숏커버링이 일어나기 쉽다. 공매도 숏커버링이 쏟아져 나오면 마치 불에 기름을 붓듯 주가는 더 오른다. 그런데 증시가 올 들어 지금까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공매도세력이 좀처럼 항복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는 종목들이 의외로 많다. 특히 공매도 상위 종목들이 그렇다.

거래소는 올 들어 21일까지 9.2% 올랐고 코스닥은 10.6% 상승했다. 연초 증시를 무겁게 짖누르던 비관론은 1월 증시 호황으로 많이 사그라졌다. 1월 거래소 상승률 8.03%는 1월 기준으로 2001년 이후 18년 만의 최고치다. 코스닥 1월 상승률 6.10%는 역대 7위다.

그런데도 지난해 말 거래소 공매도잔고 비중 상위 종목들은 공매도가 줄지 않고 오히려 더 증가했다.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들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지난해 말 거래소 공매도잔고 비중 1위인 삼성전기는 올 들어 21일까지 주가가 4.4% 상승했지만 공매도잔고(19일 기준)는 오히려 0.25%p, 18만8230주 늘었다.

지난해 말 공매도잔고 비중 5위였던 호텔신라도 올 들어 21일까지 주가가 7.7% 올랐지만 공매도잔고(19일 기준)는 오히려 2.01%p, 78만8715주 증가했다.

이런 모습은 코스닥시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말 코스닥 공매도잔고 비중 2위였던 에이치엘비는 올 들어 21일까지 주가가 7% 올랐는데 공매도잔고(19일 기준)는 오히려 1.43%p, 56만1124주 늘었다.


공매도세력이 항복하지 않는 모습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에서도 발견된다. 예컨대 거래소 시총 1위인 삼성전자는 올 들어 21일까지 주가가 21.3%나 급등했지만 공매도잔고(19일 기준)는 0.02%p, 82만6340주가 늘었다. 더 놀라운 것은 삼성전자 우선주다. 지난해 말 공매도잔고가 3만2962주에 불과해 공매도잔고 비중이 거의 제로(0.00%)였던 삼성전자우는 19일 공매도잔고가 무려 12배가 늘어난 39만8462주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우는 올 들어 21일까지 주가가 19.4% 상승했는데도 말이다.

거래소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도 올 들어 21일까지 주가가 26.8% 급등했는데 공매도잔고는 오히려 0.13%p, 93만320주가 늘었다. 코스닥 시총 3위인 CJ ENM도 올 들어 21일까지 주가가 11.7% 올랐지만 공매도잔고는 0.35%p, 6만9555주 늘었다.

주가가 크게 올랐는데도 공매도세력은 왜 여태 항복을 하지 않은 걸까? 게다가 공매도잔고가 더 늘어난 것은 또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한편 주가가 오르자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공매도세력이 항복한 종목들도 있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말 거래소 공매도잔고 상위 4위에 올랐는데 올 들어 주가가 11.2% 급등하자 공매도세력이 항복하고 숏커버링을 하는 바람에 19일 기준으로 공매도잔고 비중이 1.29%p 줄었다.

지난해 말 코스닥 공매도잔고 상위 5위에 올랐던 바이로메드도 올 들어 주가가 13.1% 오르자 공매도잔고가 무려 2.43%p나 감소했다. 코스닥 시총 5위인 포스코켐텍도 올 들어 주가가 10.7% 오르면서 공매도잔고가 0.52%p 줄었다. 공매도세력이 백기를 든 결과다.

그러나 공매도 상위 종목 가운데는 주가도 못 오르고 공매도잔고만 계속 늘어난 케이스도 있다. 예컨대 거래소의 셀트리온과 코스닥의 신라젠, 셀트리온헬스케어다.

셀트리온은 올 들어 주가가 21일까지 6.7% 하락했고 공매도잔고는 0.70%p 늘었다. 신라젠은 올해 주가가 0.14% 떨어지고 공매도잔고는 1.74%p 늘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 들어 주가가 6.4% 내리고 공매도잔고는 0.36%p 증가했다. 주가가 반등할 뚜렷한 모멘텀이 없기 때문에 공매도세력이 항복하지 않고 오히려 공매도를 늘인 결과다.

2월의 남은 기간과 오는 3월 증시는 공매도세력이 항복해 대거 숏커버링이 일어날 때 또 한 번의 상승장이 펼쳐질 수 있다. 그런 날은 예고 없이 갑자기 찾아올 것이다. 공매도세력이 항복하는 날이 바로 일반 투자자들이 웃는 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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