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전날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하노이 시내 '파르크 호텔'(옛 니코 하노이)에서 만나 정상회담 핵심 의제를 논의하는 실무협상을 진행했다. 북미 실무대표 회담은 지난 6~8일 평양에서 이뤄진 후 약 2주 만이다.
북한에선 김 대미대표와 함께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 부국장이, 미국은 비건 대북대표와 마크 램버트 대북정책특별부대표, 앨리스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보좌관이 테이블에 앉았다.
북미 협상팀은 비핵화 개념과 정의부터 합의문에 담을 수 있는 구체적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보상 조치를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일정표(로드맵)도 의제에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로이터통신은 21일(현지시간) 북미 협상 상황에 밝은 미국 고위 당국자가 전화 브리핑에서 "2차 정상회담에 관심을 둘 사안으로는 북미가 비핵화의 의미에 대한 공유된 이해를 진전시키고,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시키며, 최종적으로 (비핵화) 로드맵을 향해 협력하는 것 등을 꼽았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이번 정상회담의 우선 순위 중 하나로 핵·미사일 동결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백악관은 이날 북미 회담을 예고하는 보도자료에서 북한이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 해체를 약속한 사실을 다시 언급하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당시 영변 외 북한 전역의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 전체를 폐기한다고 한 발언을 상기시킨 것이다. 종국의 목표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여러 정보들을 종합하면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검증과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WMD와 미사일 동결,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로드맵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경협과 대북제재 완화·해제를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실무대표의 줄다리기는 정상회담 직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 고위 당국자는 "비건 대북대표와 김 대미대표의 실무협상은 정상회담 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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