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구하는 게 꿈"…의사→삼성맨→창업가 도전한 사연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 2019.02.21 16:31

[피플]스마트벨트 제조사 '웰트' 강성지 대표

강성지 웰트 대표. /사진=박소연 기자
"제가 이 사업을 하는 이유요? 돈 벌어 일확천금 필요 없고요. 나라 구하려고요."

스마트벨트 제조업체인 '웰트' 강성지 대표의 비전은 그의 이력만큼이나 참신하다. 의대 졸업 후 보건학 석사를 거쳐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에서 공중보건의사로 군복무를 마친 그는 세브란스병원에서 인턴생활 도중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헬스케어 파트에 합류한다. 이후 삼성전자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랩에 지원한 지 1년 만에 스핀오프 기업 '웰트'로 독립했다.

강 대표는 민족사관고 재학 시 발명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발명왕' 출신이다. 이를 계기로 연세대 의대에 특기생으로 진학했다.

그는 헬스케어를 위한 웨어러블 벨트 제안서를 제출했다. 삼성전자의 우수한 제조업 능력을 바탕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원들은 관심을 보였으나, 신제품을 하나의 라인업으로 정착시키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그는 입사 둘째날 회사 계정에서 우연히 발견한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C랩)에 제안서를 넣었고, 이것이 '웰트'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웰트는 C랩이 키웠어요. 제 아이디어를 온전히 믿고 힘을 실어준 게 C랩이고 그 울타리가 있었기 때문에 제 의지대로 할 수가 있었던 거죠." 한차례 창업의 쓴맛을 맛본 터라 스핀오프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강 대표는 "내가 처음부터 키워낸 이 제품이 의도한 대로 꿋꿋하게 커나가는 방향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웰트의 스마트벨트는 착용만 하면 걸음 수, 앉은 시간, 허리 둘레, 과식 여부 등을 감지해 건강관리를 돕는 헬스케어 웨어러블 기기다. 측정된 정보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메시지로 받아볼 수 있다. 최근엔 낙상을 예측하거나 감지할 수 있는 연구를 분당서울대병원과 진행하고 있다. 강 대표는 궁극적으로 웰트를 '패션'으로 만들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우리나라 산업이 지금 직면한 어려움 중 하나가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죠. 중국이 잘하는 건 삼성전자가 하는 걸 똑같이 싸게 만드는 거예요. 전 웰트에 패션이란 메시지를 넣으려고 해요. 아이폰은 이미 패션이죠. 패션이나 의료는 싸게 주고 샀다고 좋아하지 않아요. 오히려 좋은 걸 비싼 돈 주고 지불하는 유일한 고부가가치 산업이죠. 이 두가지를 우리가 갖고 있는 제조역량에 접목하고 싶어요."

웰트는 2016년 C랩 출신 최초로 CES 전시회에 입성한 이래 올해까지 3차례 CES에 참가했다. 올해는 프랑스 명품업체 에스티 듀퐁과 협업한 스마트벨트를 출품해 화제를 모았다. 미국 NBC방송이 '베스트 오브 CES'로 폴더블 태블릿과 스마트벨트를 꼽으며 특별 조명하기도 했다. 웰트의 스마트벨트는 현재까지 2만개 이상 판매됐고 일본에도 수출하고 있다.

강 대표가 웰트를 통해 구하려는 것은 뭘까. "중국 업체들이 삼성을 위협하고 우리나라의 산업기반을 무너뜨리려 하잖아요. 한국이 지금까지 성장해왔던 틀을 깨고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할 때라고 보는데, 그 힌트를 웰트에서 얻길 바래요. 많은 스타트업이 삼성과 연관돼 있고 삼성의 1차 하청업체이기도 해요. 꼭지점이 무너지는 순간 줄도산할 수 있는데 이 충격파를 흡수할 어떤 준비든 필요해요. 이 일이 제가 사람 한두 명 구하는 것보다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NBC 투데이쇼에서 웰트의 스마트벨트를 다루는 장면 /사진=NBC 투데이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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