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지TV는 21일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까지 전용기 대신 열차를 이용해 입국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후지TV는 이날 복수의 베트남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25일 밤 중국과 베트남 접경지에 있는 랑선성 동당역에 열차를 타고 도착할 예정"이라며 "이후 자동차로 갈아타고 정상회담 개최지인 하노이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앞서 전날 현지 소식통들 인용, "베트남 정부가 김 위원장의 열차 이용 방문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육로로 이동할 경우, 김 위원장은 단둥과 베이징, 광저우를 거쳐 베트남 랑선성의 동당역까지 전용열차로 온 뒤 하노이까지 170Km 구간은 차량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열차 타는 시간만 최소 60시간이 걸려 김 위원장이 25일 밤 하노이에 도착하려면 24일 이전까지는 평양을 출발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북미 정상회담은 오는 27~28일 열리지만 김 위원장이 회담에 앞서 25일부터 베트남을 국빈방문한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환경적으로는 열차 이동이 녹록지 않다.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가 통과하는 노선들은 전면 통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60시간 이상 걸리는 장거리 이동을 할 경우 연착 등 중국인 이용객들의 불편이 가중될 수 있다. 특히 2월까지는 중국 최대 명절 중 하나인 춘제 연휴로 인한 교통 체증이 큰 시기다.
김 위원장이 열차로 국경을 넘을 경우 나타나는 북중 접경 지역의 이상 징후도 아직은 포착이 되지 않고 있다. 대북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중조우의교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중롄호텔은 오는 24일까지 예약이 가능한 상황이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열차 편으로 중국을 방문할 경우 이 호텔은 투숙 예약을 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열차와 전용기를 번갈아 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 김일성 주석도 1958년 베트남 방문 당시 열차로 중국 베이징과 우한을 거쳐 광저우로 이동한 뒤 광저우에서 하노이까지는 중국 지도층의 전용기를 탔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 정부 관계자는 SCMP에 "김 위원장이 그렇게 멀리까지 열차만을 타고 갈지 의문"이라며 "중국에서 하노이까지 열차 여행 경로는 대중들이 이미 잘 알고 있어 보안상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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