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 얼룩진 '중통령' 선거…김기문 "나는 모르는 일, 사퇴 안해"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김지훈 기자 | 2019.02.21 15:54

통화에서 "비서실장 충격 받아 입원"..사퇴 여부엔 "말 같지 않은 소리"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

'중통령(중소기업 대통령)'이라고까지 불리는 상징성을 가진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선거가 금품 살포로 얼룩지고 있다. 급기야 선거관리 위원회가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한 명의 최측근을 검찰에 고발하는 상황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제26대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에 3번째 출사표를 던진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이 최근 불거진 금품선거 논란과 관련 "사실이 아닌 것은 아니지만 내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21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언급하고 싶지 않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 14일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는 중기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유리한 기사 작성을 부탁하며 기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김 회장의 비서실장 A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현재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에서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일 김 회장을 인터뷰한 모 언론매체 기자에게 현금 50만원과 수 십 만원 상당의 자사 시계가 들어있는 쇼핑백을 건넸다. 그러면서 A씨는 기자에게 중기중앙회장 선거와 관련해 "기사 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해당 기자는 그 자리에 김 회장도 있었다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 회장은 이를 부인했다.

김 회장은 비서실장이 기자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에 대해 "그 사안이 사실 자체가 아니라는 게 아니라 내가 모른다. 나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비서실장이 금품을 건넨 것은 인정하지만 김 회장 자신은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비서실장이 충격을 받아 입원해 있다"고 했다. 김 회장은 또 선거 중도사퇴 여부에 대해선 "말 같지 않은 소리다. 전혀 아니다"며 완주 의사를 밝혔다.

김 회장을 둘러싼 불법 선거운동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선관위에 따르면 김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B씨는 지난해 12월18일 선거권자들에게 "금일부로 지지율이 50%를 돌파했다", "이 좋은 소식을 담당 이사장님께들도 전파해 달라" 등의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이에 선관위는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B씨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고발한 상태다.

한편 중기중앙회장 선거전은 과열을 넘어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중기중앙회 자체 선관위 등에 따르면 21일 기준 사법·행정조치 사항은 고발 2건, 경고 3건, 공정선거협조요청 2건이다. 이를 포함한 선거법 위반 제보는 18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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