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규어' 하나로 장난감시장 장악한 20살 된 회사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 2019.02.20 16:25

펀코, 마블·DC·왕좌의 게임 IP 확보… 실적 향상에 올해 주가 40% ↑

미국 장난감 회사 '펀코(funko)' 인형. /사진=펀코 웹사이트
해즈브로, 마텔, 레고 등 전통의 강호들이 즐비한 장난감 시장에서 불과 20년 된 회사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USB와 헤드폰 등도 만들지만, 주력 제품은 피규어(모형 인형) 하나. 마블사의 영웅들로부터 스타워즈 로봇 R2-D2, 미 프로풋볼 리그(NFL) 대표 선수 등 종류가 수만 가지에 이른다. 흔들리는 큰 머리(버블헤드)와 작은 눈을 가진 피규어는 이 회사의 상징이기도 하다.

주인공은 티셔츠 디자이너였던 마이크 베커가 1998년 조그만 차고에서 창업한 보급형 피규어 회사 '펀코(Funko)'. 초창기에는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나 2005년 당시 30대 중반이었던 젊은 경영자 브라이언 마리오티가 인수하면서 급성장했다. 2017년 11월에는 미 뉴욕증시 나스닥에 상장에도 성공했다. 상장 직후 7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꾸준히 올라 현재는 주당 18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올해 상승률이 40%에 육박한다.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탄탄한 실적이 자리한다. 불경기에도 지난해 3분기 매출이 25%나 급증했다. 월가는 불과 2년 전 3억달러 정도였던 펀코 매출이 올해 전년 대비 15%가량 증가한 7억4000만달러(약 8309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펀코가 짧은 시간 성공을 넘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마리오티 최고경영자(CEO)는 "다양성(versatility)"이라고 단언한다. 마블과 DC코믹스의 영웅들부터 왕좌의 게임, 브레이킹 베드 등 유명 TV 드라마 주인공까지 거의 모든 캐릭터를 피규어로 제작한다. 최근에는 일본의 유명 만화 원피스와 포켓몬 지식재산권(IP)까지 확보해 아시아 시장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펀코는 최근 단순 피규어 제작을 넘어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이용해 의류와 전자제품 제작에도 뛰어들었다. 펀코 피규어가 출연하는 단편 애니메이션도 인기를 끌고 있으며, 지난 15일에는 유명 보드게임 제작업체 포레스트-프루잔 크리에이티브(Forrest-Pruzan Creative)까지 인수했다. 이런 펀코의 성공 이야기는 지난해 '재미를 팝니다: 펀코 이야기(Making Fun: The Story of Funko)'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미 CNN방송은 19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장난감 유통회사 토이저러스가 파산할 정도로 장난감 유통산업이 불안(flux)하지만, 펀코는 경쟁사 대비 위험도가 낮다"면서 "펀코가 아마도 가장 '핫'한 장난감 회사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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