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삼성 폴더블폰 '새로고침'의 기회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 2019.02.21 04:40

편집자주 |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누가 이렇게 큰 폰을 원하겠나.”

2011년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를 처음 내놨을 때 안팎에서는 이런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노트에 적는 것처럼 펜으로 메모하거나 그림을 그린다는 것. 이용자들에게 신선한 재미이자 경험이었다. 갤럭시노트의 시원한 화면은 더 많은 것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단시간에 마니아층을 확보하며 ‘패블릿폰’(스마트폰+태블릿PC)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삼성을 비웃던 애플도 결국 2014년 아이폰6플러스를 내며 대화면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금은 6인치대 스마트폰이 대세다.

삼성전자가 다시 한번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번엔 화면을 접었다 펼치는 ‘폴더블’ 스마트폰이다. 20일(현지시각) 삼성전자가 공개한 첫 폴더블폰 '갤럭시폴드'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나온 새로운 폼팩터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성공한다면 폰 교체 주기를 줄이고 신시장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원한 맞수 애플,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업체들과 힘겹게 경쟁 중인 삼성에도 폴더블폰은 주도권을 쥐고 글로벌 1위를 굳힐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단지 화면의 크기가 갤럭시노트의 성공을 보장해 준 것이 아닌 것처럼, 접었다 펴는 하드웨어의 변화만으로는 혁신을 완성할 수 없다. 접었다 펴는 내구성에 대한 불안을 제거하는 것은 기본이다. 펼친 화면에 과연 무엇을 담고 얼마나 풍부한 사용성을 줄 것인가가 관건이다.


스마트폰은 피처폰의 통화를 넘어 영상, 게임, 검색 등으로 기능을 넓히며 '빅뱅' 같은 사용자 경험을 선사했다. 애플은 아이폰 출시 이후 앱스토어를 내놓으며 수많은 앱을 통해 스마트폰 기능을 확장했고 자체 생태계를 공고히 했다. 삼성도 폴더블폰이 잠시 등장했다 사라진 과거 폼팩터들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생태계를 적극적으로 구축해 ‘그릇’에 담을 콘텐츠를 풍부하게 해야 한다. 조직 구성원과 다양한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기술’에 ‘공감’을 더하고, 각 분야의 파트너십 경계를 허물어 적과도 과감히 손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

글로벌 IT(정보기술) 공룡 마이크로소프트를 이끄는 사티아 나델라 CEO는 자서전 ‘히트 리프레시(Hit Refresh)’에서 한계에 봉착해 성장이 멈췄던 회사의 회생 비결을 ‘새로고침’에 비유했다. 컴퓨터 키보드에 새로 고침(F5) 버튼을 누르면 웹사이트의 주요 뼈대는 그대로인데 내용은 새로운 정보로 업데이트된다. 본질을 유지하면서 초심을 일깨우고 변화와 혁신으로 회사를 살려내겠다는 의지다.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큰 삼성 스마트폰 사업에 폴더블폰이 ‘새로고침’의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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