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역' 변곡점 넘으려는 김정은 "트럼프 임기내 빅딜"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 2019.02.19 19:00

[the300][포스트 하노이, 넥스트 코리아]4.김정은 VS 트럼프-① 정상국가의 꿈

편집자주 |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머니투데이 the300은 역사적인 이 회담의 성과를 전망하고 '포스트 하노이, 넥스트 코리아'의 모습을 제시한다.

/그래픽=이승현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과의 '딜'을 반드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운터파트로 있을 때 성사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자신을 '악의 축'으로 보는 미국 워싱턴 D.C.의 정치인들 보다 사업가 출신으로 '기브 앤드 테이크'에 능한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이 훨씬 수월하다는 판단이다.


이런 생각은 지난해 9월 우리측 대북특사를 만난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북미관계 개선과 비핵화를 실현했으면 한다"고 밝힌 것. 트럼프 대통령을 '협상 가능한 인물'로 보면서도, '재선을 장담할 수 없는 미국 내 정치적 상황'에 대한 우려가 함께 담긴 메시지였다.

시간은 이제 채 2년이 남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는 2021년 1월까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한다면 협상을 4년 더 연장할 수 있지만, 실패한다면 미국과의 협상은 원점으로 복귀할 수도 있다. 2년 안에 북미 간 협상을 돌이킬 수 없는 지점까지 끌고 가야 하는 것은 김 위원장의 숙제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나를 믿어달라"며 속전속결 협상 의지를 보여왔다. 지난해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이 상황에서 속임수를 쓰거나 시간 끌기를 해서 도대체 얻을 게 뭐가 있나"라며 "(협상이 결렬될 경우) 미국의 보복을 감당할 수 없다. 진정성을 믿어달라"고 말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비핵화는 확고한 의지"라며 '비핵화'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언급했다. 그만큼 비핵화 협상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내가 말하는 비핵화는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완전한 비핵화'와 전혀 차이가 없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CVID(완전하며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없는 비핵화)이든,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이든 모두 수용가능하다는 뜻이다.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의 대가로 바라는 것은 제재완화다. 김 위원장의 리더십은 김일성·김정일과는 차이가 있다. 스위스 유학파 출신으로 애플 컴퓨터를 쓰고, NBA(미 프로농구)에 열광하는 김 위원장의 리더십은 경제적 가치 를 기반으로 한다.


이미 지난해 협상 시작 국면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사실상 폐기하고 '경제 총력'을 내세웠다.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수 없다"고 한 것도 그만큼 제재완화가 시급한 과제라는 맥락에서 이해 가능하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다른 길'이라는 것은 친중노선으로의 회귀로 해석됐지만, 협상용 메시지 이상의 의미는 부족하다. 김 위원장이 원하는 경제 개발의 길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제재완화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북한 경제가 중국에 종속돼 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 사이에서 최대한 많은 경제적 이득을 남겨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무역전쟁을 마무리해야 하는 중국 입장에서도 북한이 미국과 협상을 깨고 동북아 냉전을 몰고오는 것은 바라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와 협상'은 김 위원장에게 거의 유일하게 나 있는 길이다. 스스로 강조해온 '경제 총력'을 물리고 '고난의 행군'을 택한다면 '최고존엄'으로 불리는 김 위원장의 북한 내부 입지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적어도 연내에는 자신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미리 제안한 영변 핵시설 폐기에 '플러스 알파'를 협상판에 올릴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완전한 비핵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가진 가장 큰 카드가 '제재완화'라는 것을 김 위원장이 모를리가 없다.

김 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생각, 그리고 처한 상황, 모두 하노이의 담판에서 '빅딜'이 기대되는 이유다. 북한의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고르디우스의 매듭'(복잡한 문제를 단번에 풀어내는 묘수)을 풀었다고 했다.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청와대는 "정상 간의 통 큰 합의를 통해 난마처럼 꼬인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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