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월시영아파트 전체 2200가구 중 900여가구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았다. 16일 오전 기준 피해 주민 170여명은 스마트폰 메신저 오픈채팅방을 만들어 대응책을 논의 중이다. 한 주민은 "난방비 소식을 듣고 너무 화가 나서 카톡방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피해 주민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아파트에서 만난 주민 박모씨(66)는 "그동안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 전기장판을 주로 사용했고 지난달 하루 정도 난방을 했는데 난방비가 6만원이 나왔다"며 "관리비를 자동 이체하고 있어서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모씨(28)는 "두 명이 사는 집이고 보통 밤 10시에 들어오기 때문에 난방을 거의 하지 않는데도 난방비가 13만원이 나왔다"며 "긴급회의를 한다는데 우리같이 젊은 사람들은 일하느라 참여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난방비를 내지 않은 세대에 법적조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민 A씨는 오픈채팅방에서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업체의 무능, 비리에 대한 구청 처분 같은 공식 의견이 나오면 이를 근거로 손해배상 청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전부터 아파트 난방비를 비롯한 관리비 문제가 있었지만 이를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10년 이상 거주한 주민 B씨는 "난방비, 관리비 문제가 제기된 지 수년이 됐는데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단기간에 여러 번 바뀌면서 서로 책임만 미루는 상황"이라고 내부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현재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취임한 지 2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며 자세한 답변을 피했다. 아파트 문제를 총괄하는 관리사무소장도 15일 자로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양천구청과 신월시영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18일 오후 2시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근본적 해결책을 내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동대표는 "월요일 오후에 회의를 갑자기 열어버리면 일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오라는 것이냐"며 "그날 솔직히 결론이 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