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않는 獨·쓰지않는 佛… 유럽, 세계경제 뇌관으로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 2019.02.14 14:54

유로존 성장률 1% 초반 불과 전망… ECB 긴축 정책 번복 예상도

유럽이 세계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이탈리아 금융 불안 등 악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독일과 프랑스 경제까지 흔들리는 모습이다. 유럽의회선거까지 세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럽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극대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성장률을 1.3%로 전망했다. 2015년부터 이어오던 2%대 성장률이 대폭 꺾인 것이다. 유로존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산업생산 지표도 지난해 12월 한 달 전보다 0.9% 떨어졌다. 2009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경기 침체로 유로화 가치는 곤두박질쳤다. 달러 등 세계 주요 통화 대비 유로화 가치를 보여주는 블룸버그유로화지수는 최근 1년 새 5% 넘게 떨어지며 2017년 중반 수준으로 후퇴했다. 도이체은행의 데이비드 폴커츠-란다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의 경기 하강 위험이 대폭 커졌다"고 우려했다.

유럽은 과거에도 그리스 재정위기 등을 겪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유로존 경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독일과 프랑스 경제까지 위험하다는 점이 다르다. 독일은 제조업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경제 전망이 악화했고, '노란 조끼' 시위가 덮친 프랑스는 가계 지출이 정체했다. 양국 경제 성장률은 올해 모두 1% 언저리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다.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재정과 은행건전성 악화, '노 딜 브렉시트(합의 없는 브렉시트)' 등의 우려로 다시 치솟기 시작했다. 반대로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는 3년 만에 처음으로 제로(0%) 금리에 가까워지고 있다. 현재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12% 정도에 불과하다. 오는 5월 유럽의회선거를 앞두고 반(反)EU 포퓰리즘 정당들이 득세하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스위스 투자은행 롬바르드 오디에르의 살만 아메드 수석 투자전략가는 "중국도 경제 성장 속도가 분명히 느려지고 있지만, 당국이 강력한 부양책을 준비 중"이라며 "급속히 악화하는 유럽은 정말 우려스럽다"고 했다. 루도비치 수브란 알리안츠 연구원은 "프랑스가 소비하지 않고, 독일이 제조하지 않는 유로존은 정말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경기 하강에 대한 유럽중앙은행(ECB)의 대처 방법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고 했다. ECB가 올해 안에 중단하기로 한 양적 완화 정책도 계속 유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골드만삭스는 ECB가 이르면 다음 달부터 채권매입을 통한 경기부양 정책을 다시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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