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은아빠' 유경근 "기억공간, 유족뿐 아니라 시민의 공간"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 2019.02.13 16:30

[인터뷰]"진상규명까진 세월호 공간 필요…광화문은 안전한 대한민국 바라는 모든 시민의 공간"

12일 서울 종로구 머니투데이 본사에서 유경근 전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완전한 진상 규명이 될 때까지는 광화문에 세월호 공간이 필요해요. 서울시도 세월호의 의미를 공감하는 만큼 충분히 반영될 겁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예은양의 아버지, '예은아빠' 유경근 전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광화문 광장에 설치할 기억공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5년 전 참사 이후 광장을 독점한다는 일각의 비난에 대해 "유가족을 위한 공간으로 시작했지만, 새로 만들 기억공간은 시민 모두의 것"이라고 얘기했다.

유 전위원장은 12일 서울 종로구 머니투데이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서울시와 논의 중인 광화문 광장 내 세월호 기억공간 조성 밑그림과 그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다음 달 중 광화문 광장의 세월호 천막을 철거하고 이를 대신할 '기억공간'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설치된 천막 14개 중 세월호 유가족이 직접 설치한 천막 3개는 아예 철거하고, 서울시 시설물인 천막 11개 자리를 이용하기로 했다. 구체적 내용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전시실과 노란리본공작소, 서명대는 남기고 분향소는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유 전위원장은 "기억공간 설치기간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진상이 규명되면 그때 다시 기억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하자"는 제안이다. 세월호 참사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기억공간은 계속 필요하다는 게 그의 얘기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천막. /사진=뉴스1

세월호 유가족이 자리 잡은 이후 공공장소인 광화문 광장을 세월호를 위해 사용하는 게 적절한지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사고 이후 약 5년간 봉합되지 않은 갈등이 이번 서울시의 기억공간 조성 발표를 계기로 다시 터져 나온 모습이다.


유경근 전 위원장은 "광장에 조성할 세월호 공간이 더 이상 유가족만의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광화문 광장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바라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고 지켜온 공간"이라는 것. "유가족의 공간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바라는 시민들의 뜻이 모인 공간이 됐다"고 했다.

유 전 위원장도 세월호 관련 기사에 달리는 댓글을 가끔 본다고 했다. 세월호 유족을 향한 지적도 알고 있다.

그는 "아직도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제대로 밝히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비판이 나오는 것"이라며 "만약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기억공간이나 (안산에 마련하기로 한) 4·16 생명안전공원이 과해 보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유 전 위원장은 "지난 정부는 고의로 선체 인양을 지연하고 조사를 방해했다"며 "1차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방해받지 않고 제대로만 조사했다면 한참 전에 미수습자 수습이 끝났고 침몰 원인도 밝혀졌을 것"이라고 했다.

광화문 광장 사용이나 진상규명에 비판적인 여론을 향해서는 "진상규명을 하루라도 앞당기는 것이 문제를 해결할 길이니 오히려 힘을 보태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경근 전 위원장은 새로 만들 기억공간에서 시민들이 세월호에 더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랐다.

"지금 천막은 미관상 좋지 않고 광화문 분위기와 다소 맞지 않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에요. 시민이라면 누구나 편하게 들러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자기 생각을 터놓을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소수일 유가족뿐만 아니라 시민 전체의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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