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정책특별대표가 이달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2차 북미정상회담 의제에 대해서 "12개 이상에 대해서 논의했다"고 밝혔다.
비건 대표와 존 설리번 국무부 장관대행은 1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의 국무부에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지도부 면담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비건 대표는 "방북 결과는 생산적이었고 분위기가 좋았다"며 "기대치를 유지하면서도 어려운 현안 해결을 위해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상에서 의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느냐"는 문 의장의 질문에 비건 대표는 "사안에 대한 의제는 합의했지만 이번이 실질적 첫 실무회담이었다"며 "의제는 동의하더라도 협상을 위해선 서로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비건 대표는 "미국과 북한이 서로 무엇을 원하는지를 설명했다"며 "다음 회의부터 이견을 좁혀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으론 대화가 더 빨리 시작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표했다. 비건 대표는 "북한과 대화를 시작할 땐 많은 흥분과 기대가 있었지만 북한이 불필요하게 시간을 끄는 바람에 대화가 지연됐다"며 "그 결과 남북관계 진척과 비핵화에 대한 진척이 엇박자가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비건 대표는 "한미 워킹그룹 설치 덕분에 과거 이견이 있었을 때 보다 훨씬 상황이 좋아졌다"고 평했다. 비건 대표는 "북한이 워킹그룹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다는 건 워킹그룹이 잘 운영되고 있다는 뜻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워킹그룹은 비핵화와 남북관계, 대북제재 관련 사안 등을 조율하는 한 미 양국 간 실무협의체다.
남북미 3자 회담에 대한 가능성도 내비쳤다. 비건 대표는 "하노이 북미 회단에 문재인 대통령이 가서 3자 대화를 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는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의 말에 "이번 회담은 북미만 진행하지만 언젠가는 3자가 함께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비건 대표는 "북핵과 관계 정상화, 평화조약, 한반도 경제 번영의 기반을 확보하는 것은 먼 길"이라면서도 "그렇게 하기로 선택했으니 북한이 올바른 선택하기를 바라고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노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날 면담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이 함께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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