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 30분', 코스피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다

머니투데이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 2019.02.14 06:20

[길게보고 크게놀기]국내 증시와 중국·홍콩 증시의 동조화

편집자주 | 멀리 보고 통 크게 노는 법을 생각해 봅니다.

"오전 9시 개장 후 약보합에 머물던 코스피지수가 10시 30분이 넘자 상승하기 시작했다."

오전 10시 30분 이후 국내 증시 흐름이 바뀌는 거래일이 늘고 있다. 오전 10시 30분은 중국과 홍콩 증시가 개장하는 시간이다. 그만큼 중국·홍콩 증시와 국내 증시의 동조화(커플링) 현상이 강해졌다는 얘기다.

과거엔 국내 증시 방향을 짐작하기 위해 밤새 미국 뉴욕증시를 살피는 투자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엔 미국 증시와의 상관관계는 약화되고 중국 상하이증시와 홍콩 증시와의 상관관계가 강해졌다. 특히 홍콩 증시는 중국 상하이증시보다도 상관관계가 더 강하다.

전날 밤 뉴욕증시가 반등해도 막상 코스피지수가 하락하거나 뉴욕증시가 하락해도 국내 증시가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는 거래일이 늘어 났다. 대신 오전 10시 30분에 개장하는 중국과 홍콩 증시가 강하게 상승하면 코스피지수도 상승전환하고 두 시장이 급락하면 코스피지수도 하락반전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코스피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는 상관계수가 0.97에 달해
2015년 1월 2일부터 2019년 2월 11일까지 중국 상하이지수, 홍콩 항셍지수, 미국 S&P500지수 및 다우지수 종가 데이터를 가지고 코스피지수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지난해 국내 코스피지수는 중국 상하이지수와 상관계수가 0.91, 홍콩 항셍지수와는 0.95, 미국 S&P500지수와는 0.16으로 나타났다. 상관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동조화가 심하고 0에 가까울수록 동조화 정도가 낮음을 의미한다.

재밌는 사실은 그동안 국내 증시와 동조화 정도가 높았던 미국 뉴욕증시는 지난해 상관계수가 0.16으로 급락했다는 점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1월 일찌감치 조정국면에 진입했지만, 미국 뉴욕증시는 상승을 지속하다 9월 21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후에야 하락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신 지난 연말 뉴욕증시가 조정을 받고 연초부터 반등하는 구간에서는 코스피지수와의 상관계수가 0.93으로 다시 높아졌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홍콩 항셍지수와의 상관관계다. 2015년 0.76을 기록했던 상관계수는 지난해 0.95, 올해 들어 2월 11일까지 0.97로 상승하며 코스피지수와의 동조화 정도가 점점 강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와 중국 상하이지수의 상관계수도 다시 높아졌다. 2015년 0.74였던 상관계수는 2016년과 2017년 각각 0.46과 0.57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0.91로 상승했다. 올해는 소폭 하락한 0.87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지수와 중국·홍콩 증시와의 상관계수가 높아진 이유는 모두 지난해 1월 고점을 기록한 후 미중 무역분쟁이 불거지면서 하락하기 시작하는 등 증시가 서로 엇비슷하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영향에 고스란히 노출된 홍콩 증시와 코스피지수
지난해와 올해 각 지수들의 움직임을 보자. 지난해 코스피지수, 중국 상하이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는 각각 17.3%, 24.6%, 13.6% 하락했고 올해는 2월 11일까지 각각 6.8%, 6.4%, 8.8% 상승했다. 특히 홍콩 항셍지수가 가장 적게 하락하고 가장 많이 반등했다.

여기서 우리가 유념해야 할 건 상관관계가 반드시 인과관계를 뜻하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즉 홍콩 증시가 상승해서 코스피지수가 상승하고 홍콩 증시가 하락해서 코스피지수가 하락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그보다는 홍콩 증시와 코스피지수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움직임과 미중 무역분쟁 등 외부변수에 거의 비슷한 수준의 영향을 받는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한 해석이다.

중국 증시보다 홍콩 증시와 코스피지수의 상관관계가 높은 이유도 있다. 1997년 중국에 반환된 후 홍콩은 행정적으로 중국에 속한다. 하지만 홍콩 금융시장은 중국 역내에 위치한 역외시장 역할을 하고 있다. 즉 미개방 상태인 중국 금융시장과 달리 홍콩 금융시장은 완전히 개방된 시장이다.

또한 중국 위안화와 달리 홍콩 달러는 미국 달러에 연동하는 페그제(고정환율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홍콩 증시는 코스피지수보다 해외 증시, 환율, 유가 등 글로벌 시장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다.

마찬가지로 외부변수에 취약한 코스피지수의 흐름을 엿보기 위해선 홍콩 증시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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