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차 셧다운 피할길 열렸나…장벽예산 '원칙적 합의'

뉴스1 제공  | 2019.02.12 14:55

합의안→최종 입법→상·하원 통과→대통령 서명
트럼프 "범죄자 대량 석방하는 법안 서명 않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장벽 연설을 위해 국경 지역인 텍사스주 엘패소로 향한 11일(현지시간) 미 상·하원 양당은 국경장벽 건설 자금에 관한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

이로써 오는 15일로 예고됐던 2차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을 피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셧다운을 막으려면 15일 자정 전까지 합의안을 최종 예산안으로 작성한 후 상·하원을 통과해 대통령이 법으로 서명해야 한다.

워싱턴포스트(WP)와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이날 양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구한 57억달러 중 13억 7500만달러만 이번 회계연도 예산안에 포함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민주당은 이민자 구금을 제한하라는 요구를 철회했고, 공화당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이 현재의 구금 수준을 유지하고 필요할 때 추가 자금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리처드 셸비(공화·앨라배마) 상원 세출위원장이 이끈 이날 회의는 니타 로웨이(민주·뉴욕) 하원 세출위원장과 패트릭 리하이(민주·버몬트) 상원의원, 케이 그레인저(공화·텍사스) 하원의원 등 4명이 참석했다.

셸비 의원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에게 "양당은 모든 국경안보와 나머지 6개 법안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면서 "우리는 셧다운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힘을 합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로웨이 의원도 13일까지 최종안을 완성할 수 있길 바란다며,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의 제안을 반영했다. 민주당 내에서 일부 반발이 있겠지만 이 합의안이 하원 통과에 필요한 표를 얻길 바란다. 최선을 다했다" 말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합의안의 조건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산안이 통과되면 9월 말까지 모든 정부 운영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어 남은 회계연도에 추가 셧다운 위협을 제거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날 늦게 공개된 타협안에 보수 세력이 반발하고 있어 셧다운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공화당 내 강경파 '프리덤 코커스'(Freedom Caucus) 회장 마크 매도스(공화·노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이 합의안으로는 (국경 안보의) 심각한 위협을 다룰 수 없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부족한 자금에 박수를 칠 것이라고 상상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의회 합의 소식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빨간 모자를 쓴 트럼프 대통령이 엘패소 연설 무대에 막 등장했을 때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식을 들은 직후에는 "좋은 소식이 있는 것 같다"고 했지만, 이날 연설에서는 "폭력 범죄자의 대량 석방을 강요하는 법안에 절대 서명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장벽이 필요하고 장벽은 건설돼야 한다. 우리는 빨리 장벽을 건설하고 싶다. 국경장벽은 엄청난 수의 생명을 구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에 강간·인신매매·마약 등 국가 안보 위험을 초래하고 있고 국경장벽의 확대에 의해서만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대통령이 복잡한 국경 상황을 바로잡기보다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국경 문제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지난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 예산안에 자금 지원을 거부하면서 셧다운 사태가 발생했다. 5주간 이어진 셧다운에 연방정부 공무원 약 80만명이 무급으로 일하거나 해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장벽 자금 지원을 거부할 경우 2차 셧다운에 돌입하거나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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