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 사태 '최후통첩'…"중국과 미국 중 선택하라"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 2019.02.12 13:44

폼페이오 "화웨이 장비 사용시 협력 유지 어려워"…헝가리 "미국 위선 떨지 말아야"

11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피터 스지자토 헝가리 외무장관이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
동유럽을 순방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국가와 미국이 동맹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피터 스지자토 헝가리 외무장관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중요한 시스템을 보유한 국가가 화웨이 장비를 쓴다면 협력을 유지하기가 힘들다"이라면서 "(동맹국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면 리스크가 따라온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폼페이오 장관이 사실상 중국(화웨이)과 미국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최후통첩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고 분석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요한 시스템'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군 안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 정부가 화웨이 장비를 이용해 미군의 기밀을 빼가고 작전 수행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화웨이 장비 배제를 촉구해왔다.

헝가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일원으로 미국은 지난해 헝가리의 케치케메트 공군기지에 5600만달러를 투자했다. 러시아가 지난 2014년 크림반도를 침공하는 등 나토에 압박을 가하자 이를 견제한다는 목적이었다. 현재 케치케메트 공군기지에는 F-15, A-10, C-5 등 미국산 전투기가 운용되고 있다. 미국은 같은 해 슬로바키아,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등 러시아 인접국의 군 시설에도 투자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헝가리를 비롯한 중·동유럽은 최근 화웨이를 필두로 중국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결국 미국이 화웨이의 안보위협을 거론하며 이를 견제하러 나섰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국경 분쟁으로 오랜 기간 사이가 좋지 않던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합동군사훈련을 하는 등 가까워진 상황이다. 또 중국은 최근 미국의 동맹인 이스라엘의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 미국 및 이스라엘 안보 관계자의 우려를 사고 있다. 이들 기업들이 군용으로도 사용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헝가리는 화웨이 및 중국의 중유럽 핵심 시장이다. 화웨이는 그동안 헝가리에 12억 달러를 투자해 헝가리의 소방·구급(119)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도 지난 2012년부터 중·동유럽의 유럽연합(EU) 회원 11개국과 발칸 반도의 5개국도 '16+1'로 불리는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중국은 매년 중·동 유럽의 정부 정상을 만나 사회기반시설(인프라) 건설 및 자금 지원을 약속한다.

반면 미국은 그동안 동유럽에 소홀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은 이번에 폼페이오 장관을 동유럽에 급파했지만 이미 늦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위급 인사 파견이 수년 만일 정도로 동유럽과 소원했기 때문이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등은 미국의 화웨이 배제 요구에도 화웨이 지지를 선언했다. 폴란드와 체코도 선뜻 화웨이 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미국이 그동안 중(동)유럽에 너무 자주 부재했다"면서 "앞으로 미국이 중유럽과의 관계구축에 힘써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서방 국가들을 분열시키도록 헝가리가 놔두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후 슬로바키아, 아이슬란드, 벨기에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러나 스지자토 장관은 이날 "헝가리와 중국의 무역거래는 유럽연합(EU) 전체의 1.2%에 불과하다"며 "화웨이 장비를 가장 많이 쓰는 나라는 헝가리가 아니라 독일과 영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위선을 떨면 안된다"고 폼페이오 장관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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