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이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서 일왕이 직접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발언에 신중하길"이라고 말하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필리핀 다바오시를 방문 중인 고노 외무상은 10일(현지시간) 기자단과 만남에서 문 의장의 8일 블룸버그 인터뷰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고노 외무상은 "위안부 문제는 한일 양국 간 합의로 완전히 최종적으로 매듭지어졌으며 한국 측도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며 "올바르고 정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발언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덧붙여 한국 정부로부터 "발언이 본래의 의도와 다르게 보도됐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고노 외상은 전했다.
문 의장은 지난 8일 공개된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총리나 곧 퇴위하는 일왕의 한마디면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의 손을 잡고 '진정 미안하다' 그 한마디면 된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문 의장의 발언을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문 의장에 대해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지낸 '지일파'라고 소개하며 "문 의장의 이번 발언이 한일관계 악화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블룸버그 인터뷰 기사에서 문 의장이 아키히토 일왕을 '전쟁 범죄 주범(culprit)의 아들'이라고 표현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일본 내 논란이 일었다. 아사히 신문은 문 의장 측이 '전쟁 범죄 주범의 아들'이라는 표현 사용을 부인했으며 아키히토 일왕을 '전쟁 당시 일왕의 아들'이라 말했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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