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 환대받은 비건, 정의용에 "We are on the same page."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19.02.10 16:40

[the300]靑 "한미공조 확인" 스몰딜 넘는 합의 기대-한미 정상통화 예고(상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9일 오후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19.02.09.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청와대는 북미가 제2차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서 실무협상을 마친 데에 "큰 방향에서 북미회담이 잘 움직이고 있다"라고 10일 평가했다. 또 "한미간 긴밀한 공조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라며 한미간 다양한 채널로 공조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조만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화통화도 갖기로 했다. 특히 북미 합의의 수준을 두고 관심을 모았던 빅딜-스몰딜 논란관련, 제한적인 스몰딜은 뛰어넘어야 한다는 한미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9일 청와대를 방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만난 결과에 대해 10일 이같이 밝혔다. 비건 대표는 6~8일 평양서 협상하고 8일밤 서울로 돌아왔다.


김 대변인은 "비건 대표가 평양에서 환대를 받았다고 한다"라며 "이번 평양은 뭘 주고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는 '협상'이라기보다는 북한과 미국쪽의 구체적 입장을 서로가 뭘 요구하고 있는지 아주 구체적으로 빠짐없이 터놓고 얘기하는 유익한 기회였다고 한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후 협상은 2월17일(일요일) 시작하는 그 주에 아시아의 제 3국에서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한다"라고 밝혔다. 북미는 평양 협상에 이은 후속 실무협상을 갖기로 했는데 그 시기와 장소를 청와대와 공유한 것이다.



김 대변인은 특히 "비핵화를 풀어가는 방식에 미국과 우리 정부 입장에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라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정 실장과 만남에서 영어로 "We are on the same page."라고 말했다. '같은 페이지에 있다'는 건 생각이 같다는 의미다.



비건 대표도 9일 청와대 방문에 앞서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만나 우회적으로 한미공조를 언급했다. 그는 “오늘이 평창동계올림픽 1년 기념일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할 정도였지만 그것은 우리가 1년 동안 얼마나 멀리 왔는지를 말해주고 있다”며 “많은 것을 가능케 했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앞으로 이런 공조를 각급 단계에서 계속할 것"이라며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비건 대표가 있고, 강경화 외교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조만간 장관급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 밝혔다.


또 "정의용 실장과 존 볼튼 백악관 안보보좌관도 긴밀히 정보 교환할 예정"이라며 "한미간 정상 차원에서도 논의할 예정으로 조만간 준비가 되는대로 발표를 하겠다"라 말했다. 그는 "한미 정상간 만남보다 통화할 가능성이 있고, 강 장관-폼페이오 장관은 다자회담에서 만나서 (한반도) 이 문제로 양자회담을 갖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 덧붙였다.

청와대는 평창동계올림픽 1주년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2월 9일 평창올림픽 개막식 전 대기실에서 행사전 동영상 뉴스를 보고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2019.02.09.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한미공조 관련, 'same page'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가 관심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 정부 입장은 스몰딜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미가 같은 생각이라고 전제하면, 미국 역시 자국 내부조차 실망시킬 수 있는 제한적 스몰딜보다는 진전된 빅딜에 가까운 합의를 북한과 모색하는 걸로 볼 수 있다.


단 최종합의까진 여전히 숙제가 적잖다. 앞서 비건 대표는 평양협상에 대해 생산적이었다(productive)면서도 해결할 난제들이 있다고 말했다. 생산적이란 표현은 외교무대에서 상호 이견을 확인했거나 토론이 있었을 때를 에둘러 말하는 걸로 통한다.


후속 협상에서 북미는 이처럼 매듭짓지 못한 '비핵화-상응조치' 의제를 최종적으로 가다듬는다. 이와 관련, 후속 실무협상을 할 '아시아의 제3국'은 결국 베트남 하노이가 될 가능성이 있다.


17일 시작하는 주간이면 27~28일 북미 정상회담을 불과 일주일 앞둔 기간이다. 실무진이 또다른 나라의 다른 도시에서 실무협상을 하고 다시 하노이로 집결하는 것보다는 '담판의 무대'에서 실무협상까지 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비건 대표가 평양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환대를 받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거나 그에 준하는 의전적 대우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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