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핵 vs 제재완화 폭, 북미 '하노이 선언'까지 최대쟁점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19.02.10 11:30

[the300]막판까지 기싸움 예상, UN안보리 제재-연락사무소 접점 가능성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현지시간) 워싱턴 연방의회에서 취임 후 두번째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김 위원장과 나는 오는 27일과 28일 양일간 베트남에서 다시 만날 것"이라고 말하며 "만약 내가 대통령으로 선출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북한과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었을 큰 전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과거핵'과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가 최대 쟁점이 되리란 전망이다.

북미는 '비핵화-상응조치' 최종 조율단계에 진입한 가운데 지난 6~8일 평양에서 실무협상을 가졌다. 서로의 입장을 주고 받는 과정을 거친 건 긍정적이다. 마지막까지 쟁점을 둘러싼 줄다리기는 불가피하리란 관측이다.

◇美, 北에 '포괄적 신고-일부 무기 반출' 등 요구할 수 있어

북한의 비핵화 조치 중 쟁점은 북한이 이미 만들어 놓은 것으로 미국이 추정하는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에 대해 북한이 어떤 입장을 드러내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한이 이미 개발한 핵·미사일 등 이른바 '과거 핵'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요구해 왔다. 또 북한이 '숨겨 놓은' 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리란 추정도 제기해 왔다.

이와 관련, 미국 측은 기존의 핵무기 중 일부라도 해체 해 해외로 반출하는 조치를 바랄 수 있다. 또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최근 강연에서 언급한 ‘포괄적 신고’에 대한 약속을 요구했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목표로 제시해 온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해 물리적으로는 단계적 접근이 불가피하지만, 최소한 이 입구 격의 조치를 FFVD로 연결하는 징검다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핵'은 북한으로선 가장 협상력이 센 카드다. 더 큰 폭의 제재완화 등 강력한 상응조치를 얻기 위한 지렛대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영변 등 북한의 핵심 핵시설을 동결·폐기하고 이를 검증하는 안까지는 북한이 할 수 있는 비핵화 조치로 예상되나, 그 이상의 조치를 두고 양측의 기싸움이 이어지리란 추정이다.

(평양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현지시간)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예전과 달리 이례적으로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북남 사이 협력과 교류를 전면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공고히 하여야 한다"며 "전제조건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美 독자제재 완화 어려워..연락사무소는 가능

미국이 내줄 수 있는 상응조치 중 핵심 쟁점은 제재완화 폭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경제발전을 위해 제재 완화를 강력히 원하나 미국으로선 당장 수용하기 어려워서다.


법제화된 미국 독자제재는 절차적으로 의회의 동의나 의회에 제출해야 하는 보증 등이 필요해 트럼프 정부가 풀어줄 의지가 있다고 해도 이행하는 게 어렵다. 정치적 역풍을 피하기 위해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미국이 독자제재가 아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일부 완화하는 수준의 당근을 제안할 가능성은 있다.

가장 최근의 안보리 제재인 2017년 12월 결의안 2397호는 대북 정유제품 공급량을 연 50만배럴로 감축했고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 전원을 24개월 내 본국으로 송환하게 했다.

이 결의안 이전으로만 돌아가도 북한의 에너지난이 일부 완화되고, 노동자 '귀환령'이 풀려 북한 외화수입이 최악의 경우는 피할 수 있다. 북한 경제도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상응조치 중 북미간 외교관계 정상화와 관련한 내용은 일정 수준 합의에 도달했으리란 관측이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게 종전선언과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합의다.

종전선언의 경우 하노이에서 '남북미' 3자의 서명이 어려울 경우, 북미와 남북이 연쇄적으로 추인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하노이에 막판 합류해 3자 종전선언할 가능성은 낮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북미 연락사무소의 경우 빌 클린턴 행정부 때 설치를 합의하고 미국이 1995년 평양 내 사무소 부지까지 정해뒀던 전례가 있는만큼 신속한 추진이 가능하리란 예상이다.

이밖에 북한 예술단의 미국 공연이나 미국 스포츠 팀의 북한 내 경기 등 문화교류 합의가 가능한 상응조치로 꼽힌다. 인도적 지원에 대한 규제 수위를 대폭 낮추는 방안도 거론된다.


조성렬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평양 실무협상으로 긍정적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북한이 과거핵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는가와 미국이 제재 완화를 어느 선에서 허용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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