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강원랜드 대표가 동남아로 떠난 이유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 2019.02.07 15:52
"해외 관광객이 리조트 성장에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달 28일 문태곤 강원랜드 대표가 싱가포르를 찾은 이유다. 이날 문 대표는 동남아시아 관광객 유치를 위해 현지 여행사들과 미팅을 가졌다. 대표가 직접 나설 만큼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강원랜드 매출은 매년 감소세다.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보다 도박의 폐단을 막기 위한 사행산업 확대 반대의 명분이 앞서면서 마련된 '매출총량제' 규제 영향이다. 강원랜드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제시한 매출한도를 지키기 위해 게임테이블 20대를 없애고 영업시간도 2시간 단축했다. 사업환경이 악화되자 이용객이 줄었고 카지노 매출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경영악화 위기에서 찾은 활로는 비카지노부문(리조트)의 성장이다. 강원랜드는 워터월드 개장을 비롯, 다양한 상품과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리조트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리조트 매출은 5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가량 증가했다. 방문객 수도 매년 증가해 지난해 400만명을 넘어섰다. 아직 전체 매출에서 카지노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점차 차이가 줄고 있다.

하지만 마냥 고무적일 순 없다. 리조트 이용객 절대다수가 내국인이라 '반쪽짜리 성공'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는다. 400만 이용객 중 외국인은 10만 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평창 올림픽 특수를 감안한다면 다소 초라한 성적표다. 강원랜드가 2017년 업계 최초로 싱가포르 지사를 열어 잠재 수요가 큰 동남아를 비롯 해외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없지만 의미 있는 행보다.


강원랜드의 돌파구는 업계 전반의 고민과 맞닿아 있다. 경쟁은 매년 치열해지지만 올해도 업계 상황은 그리 밝지 않아 보인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에 불과하고 미세먼지 등 악재가 여전해 내수 성장이 더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롯데호텔이 지난달 전사경영전략회의에서 세계시장 고객 유치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리조트업계가 더 이상 꽉 막힌 내수 경쟁이 아닌 해외관광객 공략에 눈을 돌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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