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장관 간담회 '전시성' 안 되려면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 2019.02.07 04:13
“아직 구체적인 건의 내용이 확인되지 않아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소속 A과장이 지난달 22일 홍종학 중기부 장관의 5G(5세대 네트워크) 이동통신 상용화 현장 방문 당시 발언 내용에 대한 기자의 질의를 받고 내놓은 답변이다.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해당 행사 백브리핑에 따르면 한 중소기업 대표는 R&D(연구·개발) 인력 채용 시 주어지는 혜택을 ‘연구소 소속 직원’에서 ‘생산·양산 단계 인력’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홍 장관은 “취지에 공감하고 관련 법 개정을 통해 기업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홍 장관과 해당 기업인간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물론 제도 개선이 어떤 방향으로 검토되는지 알 길이 없다. 중기부는 당시 비공개로 열린 중소기업 대표 간담회에서 언급된 내용을 취합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뒤 특별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기부가 행사 주무부처는 아니기에 장관의 세세한 발언 내용까지 즉각 확인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법 개정까지 거론됐을 만큼의 중요한 사안을 담당 부서가 즉시 파악하지 못한 것부터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며칠이 지난 뒤에도 당시 발언 내용은 파악되지 않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당시 간담회가 자칫 전시성 행사에 그치는 것은 아닐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홍 장관은 이날 “오늘 5G에서 강력한 힘을 다시 보는 것 같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세계에서 가장 빨리 보이게 돼 오랜만에 (한국이) 저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 장관 말마따나 과거 빠르게 발전한 한국의 저력을 부활시키려면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해결해 나가려는 세심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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