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vs김혁철 6일 '평양 담판'…'영변 핵+α' 비핵화 진검승부(종합2보)

머니투데이 오상헌 권다희 기자 | 2019.02.05 13:14

[the300]비건 美대표 6일 방북 "김혁철과 실무협상'....2차회담 핵심의제 '영변 핵 해체-상응조치' 등 조율

북미가 6일 평양에서 제2차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비핵화 실무협상에 돌입한다. 핵 없는 평화의 한반도로 가는 긴 여정의 출발점이자 이달말로 예정된 2차 정상회담의 성패를 가름하는 마수걸이 핵 담판이다. 핵심 의제인 '비핵화-상응조치'의 실질적 이행 방안을 두고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전 주스페인 북한 대사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당초 예상과 다른 '평양 회담' 성사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란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협상 결과에 따라 2차 회담의 성패는 물론 한반도 정세와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

◇비건vs김혁철 6일 '평양 담판'...北비핵화 의지 '긍정 신호'


미국 국무부는 방한 중인 비건 대표가 북측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주스페인 북한 대사와 협상하기 위해 6일 평양을 방문한다고 4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국무부는 비건 대표가 방북 기간 김 전 대사와의 실무협상을 통해 2차 회담을 준비하고 지난해 '6.12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를 추가로 진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1차 회담에서 북미는 완전한 비핵화, 새로운 북미 관계,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구축 등을 큰 틀에서 합의했다.

실무협상 장소가 1차 회담 당시 판문점에서 평양으로 바뀐 것을 두고는 '긍정적 신호'란 해석이 많다. 북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중'을 즉각 반영할 수 있어 협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비건 대표가 본국과 소통이 불편한 평양행에 합의한 것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높이 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평양 실무회담의 최우선 의제는 '영변 핵시설' 폐기와 그에 따른 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실무팀이 조율하는 2차 정상회담 합의문에도 영변 핵 문제가 주요 내용으로 포함될 공산이 크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실무협의에선 영변 핵시설 폐기와 이에 따른 상응조치를 우선 의제로 다룰 것"이라고 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에서 "북한이 영변 핵 시설 해체와 국제기구 참관 등을 허용해야 한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영변 핵시설은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원자로와 핵연료봉 제조 및 재처리, 고농축우라늄(HEU) 제조 설비 등이 밀집한 북한 핵 무력의 상징이자 심장부다. 영변 핵시설 해체 없이는 비핵화 진전이 어렵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선언문에서 "미국이 상응 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갈 용의가 있다"고 했다. 남북미 모두 영변이 '완전한 비핵화'로 가기 위한 '입구'라는 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관건은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 이행 의지와 미국이 제시할 상응 조치의 수준이다. 폐기와 보상의 선후 관계도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종전선언과 인도적 지원,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북한은 일관되게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북한은 만족할 만한 보상을 약속해야 영변 핵 폐기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의제는 '영변 핵폐기+α '…美종전선언vs北제재해제 수싸움

'영변 외' 북한 핵 시설 폐기 문제도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비건 대표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지난해 10월 4차 방북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이 상응 조치를 하면 영변을 넘어(BeyondYongbyon) 전체 플루토늄·우라늄 농축 시설 폐기를 허용하겠다"는 구두 약속을 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영변 핵 시설 외에 플러스알파(+α)를 언급한 김 위원장의 발언을 상기시키는 압박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비건 대표는 앞선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핵시설 폐기-핵 포괄 신고-모든 핵·미사일 보유고 폐기'로 이어지는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단계적 로드맵을 제시했다. 앞으로 핵동결 외에 신고·사찰·검증·폐기의 단계가 널려 있어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과정은 길고 투박한 험로가 예상된다.

북미 실무협상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비건의 '노련함'과 김 전 대사의 '패기'가 협상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다. 50대인 비건 대표는 대북(對北) 외교 경험은 없지만 워싱턴 보수 정가에서 오랜 기간 공화당 쪽 주요 인사를 보좌한 외교·안보 전문가다. 미국 완성차 포드의 대외 담당 부회장으로 다년간 '비즈니스 협상'도 경험했다. 트럼프 대통령처럼 '거래'와 '설득'에 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전 대사는 북한 국무위원회 소속의 40대 전문 외교관으로 알려져 있다. 핵·군축에 해박하고 북핵 협상과 관련해 다양한 경험을 갖춘 달변가로도 전해진다. 비건 대표와 김 전 대사는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방미 북한 고위급 협상단의 워싱턴DC 방문 당시 처음 만났으나 협상 대표로 테이블에 둘이 마주 앉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비건 대표가 평양에서 김 전 대사 외에 북미 협상의 고위급 대표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등을 만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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