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은 당신들 나라에서 지내라" 中 관광객, 홍콩서 '수모'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19.02.04 14:12

중국인 관광객 급증에 홍콩 시민 10여명 피켓 시위…버스터미널서 하차하려는 중국인 관광객 '저지'

/사진=SCMP 홈페이지 캡쳐


"홍콩인은 중국인을 환영하지 않는다."
"당신들 돈이 필요치 않다. 우리는 그저 평화와 조용함을 원한다"

긴 설 연휴를 맞아 홍콩을 찾았던 중국 관광객들이 때아닌 봉변을 당했다.

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홍콩 시위대 10여 명이 홍콩의 투엔문(Tuen mun) 버스터미널에서 내리려던 중국인 관광객들 앞에서 '홍콩인들은 중국인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피켓을 들고 광광객들이 집(중국)에서 설 연휴를 보낼 것을 촉구했다.

이날 '인구정책감시단체' 소속의 한 일원은 "제발 홍콩에 오지 말아달라"며 "가서 식품 안전과 더 낮은 수입 관세를 위해 애쓰라"고 외쳤다.

SCMP는 이들이 이날 시위에 나선 것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급격히 늘면서 마을이 혼잡해지고 임대료가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중 정서가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위대중 투엔문에서 30년 넘게 살았다는 란스 얀 푸이람 씨는 "중국인들이 심각한 골칫거리를 가져왔다"며 "땅주인과 기업들만이 늘어난 관광객들로 인해 혜택을 봤고 일반인들은 부정적 결과만 감수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홍콩을 찾은 관광객은 6510만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그 중 78%가 중국에서 유입됐다. 하루 약 14만 명의 중국 여행객이 홍콩을 찾은 셈이다.

시위대는 중국 관광객들 1인당, 6개월에 한 번만 홍콩을 찾도록 관광횟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한편 이날 시위에 중국 관광객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족과 함께 홍콩을 찾은 유 지안웨이씨는 "홍콩 사람들이 느끼는 바는 이해한다"면서도 "중국인들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대신 정부와 함께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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