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안 좋아서' 장사익…씨름 이태현도 무대에 녹아들다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 2019.02.02 15:54

한국문화재재단 '업무보고' 1월29일 공연으로 펼쳐…2월3~6일 한국의집서도 '이땅의 굿' 공연

천하장사 이태현의 책을 읽는 듯한 연기도, 소리꾼 장사익의 ‘제가 목이 좀 안 좋아서’ 한탄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저녁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 '아라리 봄봄'은 국악·한국무용·궁중의식·무술을 섞은 버라이어티 공연이었다.
1월 29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 문화재재단의 '아라리 봄봄' 버라이어티 공연


문화재청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문화재재단의 '2019년 대(對)국민 업무보고'였지만 보고서나 프리젠테이션 없이 공연과 영상이 어우러졌다.

이날 공연은 한국의집 예술단 단원들이 최근 방탄소년단 덕에 세계적 관심을 받은 삼고무(三鼓舞)를 추면서 무대가 시작됐고 궁궐 호위군 사열 의식인 '첩종'도 무대 위에서 펼쳐졌다.

군관들이 환도와 장창을 들고 대련을 펼쳤고 무예 시범이 무승부라며 씨름 대결로 승부를 가리자고 했다. 웃통을 벗어제낀 장사들이 뒤집기와 들배지기 등 명절 씨름 모래판처럼 현란한 기술을 선보였다. 선수들을 소개한 것은 왕년의 천하장사 이태현이었다.

씨름 공연을 마치자 재단과 문화재청이 지난해 이룬 '씨름 남북 공동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설명하는 영상으로 연결됐다. 영상에는 한복을 입고 남바위를 쓴 정재숙 문화재청장과 진옥섭 문화재재단 이사장, 이태현 장사, 안민석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등이 등장해 씨름의 인류무형문화유사 등재 의미 등을 친절하게 전달했다.

이날 공연은 과거 전통 공연의 기획·연출자로 이름을 날렸던 진옥섭 재단 이사장이 사회를 맡아 관객들을 웃겼다.


행사는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정선아리랑을 불렀던 김남기 명인과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이 무악극 '아라리 봄봄'을 펼쳤다. 이어서 어린 시절부터 무동이었고 지금도 상모를 쓸때만큼은 그때로 돌아간다는 김운태 명인은 숨가쁜 춤사위에 상모를 돌리는 채상소고춤으로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진 이사장은 “(몇십분 상모를 돌린) 김운태 명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앵콜”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평창동계올림픽 무대에도 올랐던 장사익 명창이었다. 장사익은 ‘아버지’를 부르면서 중간에 목이 메이며 ‘제가 목이 좀 안 좋아서’라며 잠시 공연을 멈추기도 했지만 관중들의 더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환호를 등에 업은 장사익 명창은 절창 ‘봄날은 간다’와 ‘찔레꽃’으로 관객들의 애간장을 녹였다. 관객들의 또다른 앵콜 요청에 그는 아리랑을 불렀고 사회자인 진옥섭 이사장은 “공연 장면은 핸드폰으로 찍지 말라고 하지만 여러분들 하실 일은 얼른 일어나셔서 블로그, 카페, 인스타그램에 많이들 찍으셔서 지금 올려 주셔야 한다”고 마지막 부탁을 했다.

한편 문화재재단은 명절 연휴에도 서울 충무로 한국의 집에서 3일부터 6일까지 매일 오후 2시에 ‘이땅의 굿- 굿도 보고 점도 치고’ 공연을 펼친다.

3일에는 이성재 (국가무형문화재 제104호 서울새남굿 전수교육조교), 4일 이영희 (국가무형문화재 제104호 서울새남굿 이수자), 5일 이용녀 (국가무형문화재 제90호 황해도평산소놀음굿 이수자), 민혜경 (황해도무형문화재 제1호 만구대탁굿 전수교육조교) 명인이 공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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