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현대중공업, 계획한 시나리오대로 된 것"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19.02.02 22:10

대우조선 구조조정 주역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빅2 전환 전제로 구조조정, 산업재편으로 모두 윈윈"

임종룡 잔 금융위원장. 2017년 2월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시장친화적 구조조정 활성화 방안 세미나. / 사진제공=금융위원회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키로 했다는 소식에 적지 않은 이들이 그를 떠올렸을 것이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그는 2015년 3월부터 2017년 7월까지 금융위원장으로 재직하면서 대우조선의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다.

구조조정은 필연적으로 손에 피를 뭍힐 수밖에 없다. 잘해도, 못해도 욕먹는 일이다. 공적자금을 퍼붓고도 실패하면 청문회에 불려나가 책임을 져야 할 위험도 크다. 그래서 대우조선 구조조정은 경제부총리도, 산업부 장관도, 누구도 맡지 않으려 했다. 그 십자가를 스스로 짊어진 이가 임 전 위원장이었다.

"과정이 힘들긴 했지만 시나리오대로 된 것이다."

임 전 위원장은 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 발표에 '처음 계획했던대로 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의 구조조정을 시작할 때부터 '빅2'로의 재편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의미다. 1999년 구조조정에 들어갔던 대우조선은 2015년에 다시 한번 구조조정에 직면했다. 2015년 10월 4조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됐고 2017년 3월 다시 2조9000억원이 들어갔다.

당시에도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과의 합병설이 나왔지만 임 전 위원장은 "그때는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 모두 대우조선에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당장 자기 앞가림도 힘든 상황에서 대우조선을 인수할 여력도 없었고 겨를도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두 회사는 '산업 논리'란 명분으로 은근히 대우조선의 파산을 바랬다.

임 전 위원장은 "대우조선의 사이즈를 줄이고 단단하게 만들어 놓으면 경쟁구도를 줄이기 위해 틀림없이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이미 빅2 체제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선언하고 구조조정을 했던 것이고 (이번에) 그 시나라오대로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시 대우조선 구조조정을 담당했던 한 금융당국자는 "2017년 2차 자금지원 당시 2018년에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었는데 그대로 된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7년 4월27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부처장관회의 발표문에는 "대우조선이 건실한 재무구조와 수익성을 갖춘 작지만 탄탄한 회사로 거듭나도록 하는 한편 2018년 이후에는 대우조선 ‘주인찾기’를 통해 근본적인 해결을 도모함으로써 구조조정의 성공사례가 되도록 하겠음"이라고 적혀 있다.

정부 관계자는 "빅2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서 2018년 하반기부터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이 논의를 해 왔고 연말에 합의에 이르렀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구조조정 과정이 정부 시나리오를 벗어나면서 다시 구조조정을 해야 했고, 1차 자금 투입시 시나리오도 어긋나 2차 자금 지원까지 하는 등 난관이 계속됐지만 이번만큼은 예상대로 된 셈이다.

임 전 위원장은 '빅2 체제로의 전환'은 단순히 대우조선의 구조조정 문제가 아니라 산업의 재편이란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조선산업 경쟁력에 플러스가 될 뿐 아니라 전세계 조선업에서 우리나라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조선업 전체에도 과당경쟁, 저가수주 등의 문제를 치유해 서로 모두가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의사를 밝힌 노조에겐 대승적 판단을 주문했다. 임 전 위원장은 "기업을 살리기 위해선 단단한 형태를 만들어 놔야 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인력을) 3000~4000명 줄일 수밖에 없었다"며 "상당히 많이 줄여놨기 때문에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노조가 (인력구조조정을) 너무 우려해 반대만 하면 영구히 해결이 안된다"며 "조선업황도 터닝하고 있는 상황인만큼 노조가 대승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무원으로 일하는 동안 대우조선 구조조정만 3차례 했다는 임 전 위원장은 이번이 마지막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영권이) 민간으로 가면 달라진다"며 "기업 측면 뿐만 아니라 산업 측면에서도 타이밍상 또 방향상으로도 바람직한 결론인만큼 잘 마무리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3. 3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4. 4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5. 5 "밖에 싸움 났어요, 신고 좀"…편의점 알바생들 당한 이 수법[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