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양책 쏟아낸다…구매보조금·180조원 인프라 투자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 2019.01.29 17:48

자동차·가전제품 구매에 보조금 지급키로…발개위, 인프라 투자 승인 속도, 최근 두달새 대규모 프로젝트 16개 승인



중국 정부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다. 부채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는 금리 인하를 제외한 거의 모든 수단이 동원되는 양상이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공업정보화부, 재정부 등 중국의 10개 경제 부처는 29일 합동으로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제품 구매에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강한 국내 시장 촉진·형성을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라 우선 자동차 구매보조금 정책이 도입된다. 낡은 경유차 등 노후 차량을 폐차하고 새 차를 사거나 전기차 등 신에너지 차량을 사면 각 지방정부가 해당 지역의 사정에 맞는 '적당한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할 것을 지시했다. 농촌 지역에는 3륜 자동차를 폐차하고 3.5톤 이하 화물차나 배기량 1600cc 이하의 승용차를 구매하는 주민에게 보조금을 제공한다. 베이징, 상하이 등 일부 대도시에서 적용 중인 신규 번호판 발급 제한 정책도 지역 사정에 따라 완화할 수 있도록 했다. 중고차 거래에 적용되는 증치세(부가가치세) 세율을 기존의 3%에서 2%로 낮추고, 법적으로 화물차로 분류돼 도심 진입이 제한됐던 픽업트럭의 도심 진입도 허용된다.

가전제품 구매 보조금도 지급된다. 낡은 가전제품을 새 제품으로 바꾸는 소비자들에게 '적당한' 보조금을 지급할 것을 지방 정부에 지시했다. 대상 제품에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보일러, 가스레인지, 컴퓨터 등이 포함된다. 에너지 절약, 탄소 배출 효과가 높은 친환경 스마트 가전제품의 경우에는 교체가 아닌 신규 구매에도 보조금을 지급토록 중앙정부가 장려키로 했다. 노인 친화적인 주거 환경 개선 사업 등 사회보장 분야에서도 보조금을 적극 집행토록 각 지방정부에 지시했다. 발개위는 이와 별도로 정보기술(IT) 산업 소비 촉진을 위해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 상용화를 위한 인허가 승인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발표했다.

대규모 국가 재정이 투입될 것으로 보이는 이번 방안은 소비 촉진을 통해 경제 경착륙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기 시작한 중국 정부는 개혁 개방, 내수 확대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복안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 승인도 줄을 있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발개위는 지난 12월 초부터 이날 현재까지 최소 총 1조1000억 위안(약 1632억 달러, 186조원) 규모의 16개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1년전인 2017년 1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두달 간 7개 사업 총 1057억9000만 위안 규모의 사업을 승인했던 것에 비하면 약 10배 수준이다. 승인 목록에 있는 가장 규모가 큰 프로젝트는 상하이 도시 철도 시설 확장으로, 이 사업에만 2983억5000만 위안이 투입된다. 이 같은 인프라 투자는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쏟아부은 4조 위안에는 못미치지만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다양한 노력의 일환이다.

부채 우려로 대규모 인프라 사업 투자에 대한 속도 조절에 나섰던 중국 정부는 경기 하강이 뚜렷해지자 지난 연말 인프라 사업을 다시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무디스에 따르면 전력 등 유틸리티 자산을 제외한 중국의 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1~3분기 9개월 동안 3.3%로, 2017년 같은 기간의 19.8%에서 대폭 감소했었다.

중앙은행을 통한 통화완화 정책도 계속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해부터 5차례 지급준비율을 인하해 대출을 늘리기 위한 유동성을 공급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경영 압박이 큰 민영기업과 중소기업들을 위한 저리의 중소기업 특별대출 제도를 도입해 올들어 1차로 2575억 위안(약 42조6883억 원)을 공급하기도 했다.

중국 경제는 2017년 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디레버리징(부채감축) 정책의 여파, 경기 하강 및 미중 무역 전쟁 영향 등이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6.6%로 199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4분기 성장률은 6.4%를 기록, 2009년 1분기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수준에 그쳤다. 고정자산 투자, 산업생산, 소매판매, 대외무역 등 주요 경제지표도 둔화 추세가 뚜렷하다.

베스트 클릭

  1. 1 조국 "이재명과 연태고량주 마셨다"…고가 술 논란에 직접 해명
  2. 2 "싸게 내놔도 찬밥신세" 빌라 집주인들 곡소리…전세비율 '역대 최저'
  3. 3 한국은 2000만원인데…"네? 400만원이요?" 폭풍성장한 중국 로봇산업[차이나는 중국]
  4. 4 "거긴 아무도 안 사는데요?"…방치한 시골 주택 탓에 2억 '세금폭탄'[TheTax]
  5. 5 남친이 머리채 잡고 때리자…"너도 아파봐" 흉기로 반격한 여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