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안 받겠다"…성과급 내부갈등 격화되는 SK하이닉스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 2019.01.29 17:46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에 성과급 우선지급 방침…노조 "노노갈등 조장, 같은 시기 지급하라"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전임직(생산직)을 제외한 기술사무직에 성과급을 우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기술사무직 노조가 이를 거부하면서 내부 갈등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기술사무직 전 사원들에게 '2018년 경영성과급 지급을 안내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개인 메일을 통해 30일 초과이익분배금(PS) 1000%, 2월1일 특별기여금 500% 지급을 통보했다.

앞서 SK하이닉스 노조는 임시 대의원회의에서 사측이 제시한 임단협 잠정안에 투표를 실시한 결과, 과반수 획득에 실패해 잠정안이 부결됐다. SK하이닉스의 임단협 잠정안이 노조 대의원 투표에서 부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조만간 임단협 재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였으나 SK하이닉스는 회사 내 노조를 분리해 대응키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에는 생산직 노동자들이 조직한 전임직 노조(SK하이닉스 노동조합)와 대졸 사무직과 엔지니어가 주축인 4급 이상 기술사무직 노조(호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지회)가 있다. 현재 사측과의 교섭 대표노조는 전임직 노조다. 기술사무직 노조는 지난해 9월 설립됐다.

회사측은 이번 임단협 부결이 전임직 노조 임단협에 대한 부결이고 기술사무직지회는 이번 임단협에서 빠졌기 때문에 별도로 대응하는 것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 지급된 생산격려금(PI) 200%를 제외한 1500%를 생산직은 당분간 받기 어렵게 됐다. 아울러 기술사무직 직원들은 임단협 재협상에서 배제됐다.

양 노조는 반발했다. 기술사무직 노조는 29일 입장문을 내고 "회사의 이러한 조치는 기술사무직과 전임직을 이간질 시켜 노노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역대 최고의 영업실적에도 전년도와 별 차이없는 경영성과급 지급에 대해서는 전임직이든 기술사무직이든 SK하이닉스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밖에 없는 불만사항"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사의 의도는 부결 상황에 따른 재협상 과정에 기술사무직을 희생양 삼으려는 의도로 해석이 되며, 재협상에 발목을 잡으려는 것으로밖에 해석이 안 된다"며 "경영성과급 지급에 대한 노사 최종 결정 후 전임직과 차별없이 같은 시기에 지급될 수 있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전임직 노조 측도 경영성과급의 같은 시기 지급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과급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면서 SK하이닉스의 내부 분위기는 지난해 최대 실적이란 성과가 무색할 만큼 뒤숭숭하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메모리반도체 업황의 악화에 대비해 힘을 모아야 하는 시기인데, 자칫 상처뿐인 싸움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내부 갈등이다. 당장 일부 직원들은 '생산직과 같은 시기에 성과급을 달라'는 기술사무직 노조의 입장문에 반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술사무직 노조가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입장을 냈다는 것이다.

한 직원은 "기술사무직 직원들 사이에서 대표성이 없는 노조가 왜 독단적으로 그런 성명서를 냈냐는 갑론을박이 있다"며 "전임직 노조가 갑자기 '상생'을 말하며 기술사무직에 대한 성과급 지급을 막는 것을 두고도 말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양 노조가 직원들로부터 전적인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노노갈등마저 유발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토로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성과급은 임단협의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기술사무직 노조의 입장문에도 불구하고 기술사무직에 대한 성과급은 예정대로 진행될 계획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부결된 임단협에 대한 재협상에 성실이 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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