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현대오일뱅크 프리IPO 성공의 뒷면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 2019.01.30 04:30
"지분 매각 사실은 기사를 보고 알게 됐다. 업계에서 흔히 있는 일이라 그러려니 했다." (현대오일뱅크 주관사단 관계자)

현대중공업지주가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 보유 지분 19.9%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에 매각한다고 지난 28일 공시했다. 아람코는 세계 원유 생산량의 15%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로 이번 투자계약이 성사될 경우 현대오일뱅크의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현대중공업으로선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하고 재무건전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투자 유치 건이 호재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번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는 동안 IPO(기업공개) 일정은 불가피하게 연기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지난 1년여간 현대오일뱅크 IPO를 위해 달려왔던 IB(투자은행) 실무진들은 순식간에 '주변인'으로 전락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작업에는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이상 대표주관사),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BOA메릴린치(이상 공동주관사) 등 6개 증권사가 참여하며 지난 1년여간 20명 안팎의 증권사 실무 인력이 회사에 상주했다.


증권사 IPO 업무부서는 발행사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경우 성공보수 개념의 수수료를 받는다. 5~6년간 특정기업과 주관계약을 체결하고 실무 업무를 진행하더라도 해당기업이 상장을 마치지 않으면 보수가 전혀 없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IPO업무를 지망하는 주니어급 인력이 급감한 이유이기도 하다.

대표주관사 중 한 곳인 NH투자증권은 지난 2012년 상장 철회에 이어 이번 상장 준비작업에도 참여했으나 기약없이 또 물러나게 됐다. 일부에선 실무 업무를 진행한데 따른 중간수수료제 도입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지만 하루 아침에 업계 관행을 바꾸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완전히 물 건너간 것은 아니다"라고 애써 자조하는 IB 실무자의 전화기 너머 목소리에는 허탈함이 배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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