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삼성가 출산 도맡았던 제일병원, 왜 몰락했나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19.01.29 13:41

[출산 1번지 제일병원의 몰락]1200억원대 부채상환 능력이 핵심 변수

편집자주 | 우리나라 산부인과의 대명사 제일병원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저출산에 무리한 확장경영, 극심한 노사갈등이 제일병원의 몰락 원인으로 지목된다. 출산 1번지 제일병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경영권을 둘러싼 미래를 통해 저출산의 그늘과 병원 경영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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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1번지' 제일병원이 지난 28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우리나라 최초 산부인과로 설립된 지 56년만이다. 제일병원은 최근까지 보건의료노조 제일병원지부가 추천한 인수 희망자와 경영권 이양에 관한 논의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인수 희망자와 가격 등 조건에서 견해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일병원은 존속가치와 청산가치부터 따지는 보통의 법정관리 절차와 다른 방식을 택했다. 채무조정과 매각협상을 병행하는 자율구조조정지원(Autonomous Restructuring Support·ARS) 프로그램이다.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채권이 동결되고 회사의 자산매각도 금지된다. 이후 3개월간 채권자들과 채권조정 협의와 동시에 인수 희망자와 매각협상을 벌인다.

지금까지 드러난 인수후보는 배우 이영애씨를 비롯해 '서울대 두유'를 개발한 이기원 서울대 식품동물생명공학부 교수, 바이오 업체, 병원사업자 등으로 구성된 '이영애 컨소시엄'이다. 여기에 최근까지 인수 협상을 벌여온 노조 추천 사업자도 미련을 버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병원 안팎에선 인수가격이 최소 300억원에서 시작할 것으로 본다. 최근 진행된 매각협상에서 언급된 금액이다. 병원에 따르면 노조가 추천한 인수 희망자는 50억원을 재단에 출연하고 250억원을 분할로 대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50억원 출연 시 재단 이사 2명과 행정부원장 지명권을 요구했다. 250억원을 분할 대여할 때는 경영권을 포함한 이사회를 통으로 넘길 것을 전제로 깔았다.

이 사실은 지난 18일 이재곤 이사장이 직원들에게 공개한 담화문을 통해 드러났다. 이 이사장은 50억원에 사실상 병원을 인수하겠다는 심산이라며 적어도 300억원을 순수 출연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300억원 대가를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제일병원 직원들은 경영권 양도 논의 과정에서 금액을 추가하기 위해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300억원은 의료진과 일반 직원들의 밀린 임금과 의약품, 사무용품 등 물품 대금을 지급하는 데 필요한 최소 비용이다. 이중 100억원은 직원들과 물품대금 업체들로부터 건강보험급여 가압류를 푸는 데 들어갈 돈이다.

투자은행(IB)들은 2017년말 현재 제일병원의 금융부채를 795억원으로 추산한다. 총자산 1329억원에 차입금의존도 59.84%에서 산출한 금액이다. 같은 시기 총부채 1268억원의 62.7%에 해당한다. 나머지 부채는 체불임금(약 300억원), 물품대금(약 200억원), 4대 보험 미납(약 20억원) 등이다.

제일병원 관계자는 "부채를 일거에 해소할 만큼 가격을 제시하면 좋겠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본다"며 "인수 희망자들이 약 60억원 규모 연간 금융비용을 감당하면서 경영에 부담을 주지 않는 부채비율을 유지하는 선에서 금액을 제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채권자와 인수 희망자 간 채무조정도 큰 변수다. 현재 550억여원을 대여해준 우리은행이 최대 채권자다. IB업계 관계자는 "일반적 기업 인수·합병(M&A)처럼 주식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매도자에게 대가를 지불하는 방식이 아닌, 재단에 출연한 뒤 이사회를 장악하는 구조"라며 "결국 인수후보가 부채비율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가 경쟁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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