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란디아-남극 맨틀‘의 발견은 상부 맨틀이 태평양형과 인도양형으로 구분돼 있으며 이 두 맨틀이 호주와 남극 사이에 위치한 호주-남극 부정합 아래에서 맞닿아 있다는 기존 학설을 뒤집는다. 태평양형 맨틀이 호주-남극 부정합 아래에서 인도양형 맨틀과 접하면서 인도양을 향해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 30년 동안 통용되던 학설이었다.
극지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태평양형과 인도양형 맨틀 사이에는 이 두 맨틀과 기원이 다른 ‘질란디아-남극 맨틀’이 존재하며, 호주-남극 부정합도 더 이상 태평양형과 인도양형 맨틀의 경계가 아니다.
인도양형 맨틀과 경계를 이룬 맨틀은 태평양형 맨틀이 아니라 ‘질란디아-남극 맨틀’인 것으로 이번 연구 결과로 확인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질란디아-남극 맨틀은 원래 곤드와나라는 이름을 가진 거대한 하나의 대륙을 구성하고 있었던 호주, 뉴질랜드, 남극 대륙을 쪼개고 분리시킨 하부 맨틀의 상승 작용(맨틀 플룸)에서 기원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 맨틀 플룸은 약 9천만 년 전 하부 맨틀로부터 상승해 곤드와나 대륙 아래에 도달, 대륙의 균열을 일으킨 후 남극대륙 아래에서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표 가까이 상승한 맨틀은 북쪽 뉴질랜드를 향해 흘러 호주-남극 중앙해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성과는 박숭현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이 충남대, 하버드대, 와이오밍대, 우즈홀 해양연구소 등과 공동연구를 통해 이뤄냈으며,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지오사이언스’ 2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박숭현 책임연구원은 “신규 맨틀의 발견으로 전 세계 과학계에서 30년 동안 통용되던 맨틀 타입에 대한 학설은 물론 표준적인 지구의 맨틀 대류 모델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전지구적 맨틀 순환과 진화 과정을 더 정확히 규명하기 위한 방향으로 연구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맨틀은 지구의 단면을 세 부분으로 나누었을 때 지각과 핵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구 체적의 84%를 차지해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다. 맨틀은 고체이지만 지구 내부의 열 방출로 인해 끊임없이 대류하고 있다. 맨틀의 움직임은 대륙의 이동, 지각의 생성과 소멸을 일으키며 지구의 기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최대 수십 킬로미터의 지각 아래 있는 맨틀은 직접 채취가 어렵기 때문에 맨틀이 상승해 새로운 지각을 만드는 중앙해령에서 암석이나 가스를 채취해 분석하는 간접적인 방식이 연구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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