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라듐이 금보다 가치 있는 금속이 된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상승률로 보면 지난해 8월 이후 52%가량 올랐고, 올해 들어서도 6.8% 상승했다. 팔라듐이 뭐길래 이처럼 시장의 주목을 받을까.
팔라듐은 백금, 구리, 니켈 등을 캐 제련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다. 휘발유차의 배기가스 정화장치인 '촉매변환기'의 산화 촉매로 많이 사용되는데, 전체 팔라듐 생산량의 80%가 이 용도로 쓰인다. 지난 2017년 디젤 게이트 이후 디젤차 수요가 줄면서 휘발유차에 쓰이는 팔라듐이 주목받았다. 디젤차의 정화장치에는 백금이 주로 쓰이는데, 이 해 10월 팔라듐은 백금 가격을 추월했다.
공급 부족은 팔라듐이 수년 간 겪어온 문제이다. 직접 캐는 것이 아닌 제련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데다가 러시아(41%)와 남아프리카공화국(39%)이 전세계 생산을 양분해 공급량이 쉽게 늘지 않는다. 자산운용사 애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의 맥스웰 골드 투자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에 "팔라듐 공급부족이 8년간 이어졌으며, 이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팔라듐 가격이 치솟으며 가격이 싼 백금(800달러 안팎)을 대체제로 쓰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그 가능성을 낮게 본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관련 기사를 통해 "자동차 전체 생산비에서 촉매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낮다"면서 "업체들은 재료를 바꾸기 위한 작업보다는 전기차 시대에 대비해 배터리 개발 등에 신경 쓰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높은 가격과 변동성은 걸림돌이다. BMO 캐피탈마켓츠의 타이 웡 금속거래팀장은 월스트리트저널에 "팔라듐 시장 규모가 작아서 가격 변동성이 크다"며 "공급이 늘면 가격이 급락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하려면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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