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金)보다 몸값 비싸진 팔라듐… 질주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 2019.01.24 16:55

지난해 12월 초 역전, 올해 들어서 가격 차이 벌려
휘발유차 배기가스 정화장치에 사용… "공급 부족"

몸값 높은 금속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보통 금이다. 하지만 이보다 비싼 금속이 있다. 바로 팔라듐이다. 현물가격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5일 금에 앞선 팔라듐은 이후 엎치락뒤치락하다 지난 4일부터 가격 차이를 벌리고 있다. 24일 기준 팔라듐의 가격은 온스당 1348.9달러.

팔라듐이 금보다 가치 있는 금속이 된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상승률로 보면 지난해 8월 이후 52%가량 올랐고, 올해 들어서도 6.8% 상승했다. 팔라듐이 뭐길래 이처럼 시장의 주목을 받을까.

팔라듐은 백금, 구리, 니켈 등을 캐 제련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다. 휘발유차의 배기가스 정화장치인 '촉매변환기'의 산화 촉매로 많이 사용되는데, 전체 팔라듐 생산량의 80%가 이 용도로 쓰인다. 지난 2017년 디젤 게이트 이후 디젤차 수요가 줄면서 휘발유차에 쓰이는 팔라듐이 주목받았다. 디젤차의 정화장치에는 백금이 주로 쓰이는데, 이 해 10월 팔라듐은 백금 가격을 추월했다.

/AFPBBNews=뉴스1
투자자들은 팔라듐의 공급은 부족하고 수요는 계속돼 장기 전망을 좋게 보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이 지난해 20년 만에 역성장을 하는 등 시장이 위축된 모습이지만 팔라듐을 필요로 하는 곳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유럽이 배기가스 배출이 많은 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중국 역시 정부가 스모그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이런 판단의 배경이다. 팔라듐은 수소차에도 쓰여 수소차가 활성화 될 경우 추가 수요가 생길 수 있다.

공급 부족은 팔라듐이 수년 간 겪어온 문제이다. 직접 캐는 것이 아닌 제련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데다가 러시아(41%)와 남아프리카공화국(39%)이 전세계 생산을 양분해 공급량이 쉽게 늘지 않는다. 자산운용사 애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의 맥스웰 골드 투자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에 "팔라듐 공급부족이 8년간 이어졌으며, 이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팔라듐 가격이 치솟으며 가격이 싼 백금(800달러 안팎)을 대체제로 쓰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그 가능성을 낮게 본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관련 기사를 통해 "자동차 전체 생산비에서 촉매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낮다"면서 "업체들은 재료를 바꾸기 위한 작업보다는 전기차 시대에 대비해 배터리 개발 등에 신경 쓰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높은 가격과 변동성은 걸림돌이다. BMO 캐피탈마켓츠의 타이 웡 금속거래팀장은 월스트리트저널에 "팔라듐 시장 규모가 작아서 가격 변동성이 크다"며 "공급이 늘면 가격이 급락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하려면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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