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개 신규설립 공공기관도 지방이전 하라"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 2019.01.24 09:17

법제처, 산자부 질의에 "수도권 잔류 이유없다면 이전 시책 추진해야" 유권해석

 9일 오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9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설문조사에 임하고 있다.
법제처가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이하 특별법) 제정 이후 신규 설립 및 지정된 122개 공공기관에 대해 수도권에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 지방 이전 시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공공기관들의 수도권 엑소더스가 다시 시작될 근거로 보인다.

24일 정부에 따르면 법제처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신규로 이전대상 공공기관에 포함되는 기관에 대한 공공기관 지방이전 시책 추진 여부(국가균형발전 특별법 제18조제1항 관련)"를 질의하자 "이 사안의 경우 공공기관 지방이전 시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회답을 내놓았다.

법제처는 회답 이유로 먼저 대법원 판결례(2009. 4. 23. 선고 2006다81035)를 들었다.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시행령 제16조 제1항 제7호는 "기관의 성격 및 업무 등을 고려하여 수도권에 두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기관으로서 국토교통부장관이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심의ㆍ의결을 거쳐 정하는 기관"만을 이전 제외 대상으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이 규정체계를 고려하면 지방이전 시책을 추진해야 하는지 여부는 해당 기관의 '설립 시점'이 아닌 해당 기관의 '성격이나 업무의 특성상 수도권에 소재하는 것이 적합한지'를 기준으로 하는 게 타당하다는 지적이다.


법제처는 특별법 제18조가 지역불균형 심화를 해소하기 위해 강제적인 지방이전 시책을 갖고 있다는 취지를 다른 이유로 들었다. 만약 신규 기관을 지방이전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본다면 법이 사문화(死文化)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 해석에 적용되는 신규 설립 공공기관이 122곳 가량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은 특별법이 제정된 2005년 이후에 설립 및 지정됐다는 이유로 법의 소급 적용 여부를 해석상의 문제로 삼아 지방 이전을 지연하고 있었다.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에 잔류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해왔다. 특히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취임 100일 일성으로 "122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과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숙원사업을 발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간이 더 소요될 가능성이 높지만 수도권에 잔류해야 할 이유를 명확히 증명하지 못하는 이상 공공기관들의 이전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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