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삼성 홀로…명맥 끊긴 코리아 브랜드 파워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19.01.23 10:34

英 브랜드파이낸스 평가 브랜드 가치 세계 5위…美 스마트폰·TV 부문 고객 충성도 2년 연속 1위

영국 브랜드 컨설팅업체 브랜드파이낸스가 23일 발표한 기업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삼성이 국내 기업 중에서 5년째 나홀로 독주를 이어갔다.

삼성의 올해 브랜드 평가 가치는 약 103조원. 국내 2~10위 기업 브랜드 가치를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 2위인 현대자동차그룹(23조4000억원), 3위 LG그룹(20조9000억원)과 비교해도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삼성을 빼면 한국은 기업 브랜드의 황무지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글로벌 순위를 보면 더 뚜렷하게 확인된다. 삼성은 글로벌 순위에서 국내 기업으론 유일하게 5위권에 들었다.

아마존(1879억달러·약 212조원), 애플(1536억달러·약 173조원), 구글(1427억달러·약 161조원), 마이크로소프트(1195억달러·약 135조원)에 이어 글로벌 5위로 체면을 세웠다.

하지만 '코리아 브랜드'의 입지는 미미하다. 현대차그룹(79위)과 LG그룹(91위)은 100위권 턱걸이 수준이다. 두 곳 모두 지난해 평가보다 순위가 각각 1단계, 4단계 하락했다. 범위를 500위권으로 넓혀도 '태극 마크'는 11개사에 그친다.

반면 미국은 10위권에 7개 기업이, 50위권에 26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중국기업도 50위권에 15개사가, 일본기업도 2개사가 진입했다.

다른 평가에서도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다.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업체 인터브랜드의 지난해 10월 평가에서도 삼성전자(6위·599억달러·약 67조원) 홀로 자존심을 지켰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이 한국 기업이라면 뒷짐을 지다가도 '삼성 배우기'엔 앞을 다투는 이유다.


인터브랜드 평가에서 현대차는 36위(135억달러), 기아차는 71위(69억달러)를 기록했다.

삼성의 약진은 반길 일이지만 삼성만 두드러지는 현실은 한국 기업의 대표적인 취약점으로 꼽힌다. 국가 경제와 브랜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 대신할 기업이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주요 수출처인 미국시장에서 삼성 외에 현대차가 분야별 브랜드 충성도 1위를 지키고 있다는 점은 위안이다. 미국 브랜드가치 조사업체 브랜드키즈가 발표한 올해 고객 충성도 지표에서 삼성은 스마트폰과 TV 부문에서 2년 연속 1위를, 현대차는 10년째 고객 충성도가 가장 높은 자동차 브랜드로 선정됐다.

현대차는 1985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량 1200만대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지난해 5월 기준 8% 수준이다.

미국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업종별 1위 기업이 반세기 뒤에도 각 분야 1위를 기록할 확률은 90%에 달한다. 한번 각인된 브랜드 가치가 세대를 거쳐 새로운 수익원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마지막 선택을 가르는 기준은 결국 머릿속에 각인된 브랜드 가치"라며 "코리아 하면 인삼, 비단이 떠올랐던 100년, 200년 전의 브랜드 파워를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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