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벤츠 동맹'…車 동작인식시스템' 개발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기성훈 기자 | 2019.01.23 15:02

"가전·스마트폰만으로 지속성장 어렵다" 신성장사업에 속도…글로벌 전장시장 5년새 70조원 성장 전망

LG전자가 메르세데스-벤츠와 손잡고 운전자의 움직임을 읽어 차량을 제어하는 동작인식 시스템을 개발한다.

성장 한계에 달한 TV·가전·스마트폰을 대신해 차세대 동력으로 떠오른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사업에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구광모 회장의 의지가 실린 행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벤츠와 운전자의 동작을 판독해 차량 내 기능을 제어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양사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이 시스템은 운전자 표정이나 손동작 등을 판독해 차량 내 오디오 음량을 조절하는 것은 물론 기어변속 같은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차량 계기판에 설치된 카메라로 운전자의 눈을 감지해 평소보다 눈 깜빡임이 적거나 눈이 감긴 상태가 길어지면 사고 예방을 위해 경고음을 내는 운전자 상태 감지 시스템을 개발했다. 상용화를 앞둔 이 시스템 역시 벤츠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LG전자는 보행자를 감지하고 교통신호를 읽는 자율주행 지원 시스템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당초 올해 말이나 2020년 초 벤츠에 이 같은 내용의 시스템을 개발, 납품할 예정이었지만 핵심 칩 등 부품 조달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가 전장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은 시장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스틱스 따르면 세계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은 2015년 2390억달러(약 270조원)에서 2020년 3033억달러(약 343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내부적으로는 가전과 TV, 스마트폰 위주의 현 사업체제로 지속성장이 쉽지 않다는 위기의식도 반영됐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전장사업부문 명칭을 VC(Vehicle Components)에서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로 변경, 단순 부품이 아니라 솔루션 관점의 종합서비스 제공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다.

지주사인 ㈜LG에선 기아차·삼성자동차 출신의 김형남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을 영입, 자동차부품팀을 신설했다.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LG디스플레이 자동차 계기판용 디스플레이, LG이노텍 차량용 조명 등 계열사에 흩어진 전장사업을 조율할 컨트롤타워를 세운 셈이다.

LG전자가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19'에서 지난해 1조원을 들여 인수한 오스트리아 자동차 헤드램프 전문기업 ZKW와 함께 글로벌 완성차업체 고객사를 초청, 비공개 전시장을 선보인 것도 이런 전략의 연장선이다.

한 재계 인사는 "지난해 4분기 LG전자 영업이익이 700억원대로 2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현 사업체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벤츠 등 완성차업체와 손잡고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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