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도 살빠지는 'FMD식단'…건강에 이상 없을까?

뉴스1 제공  | 2019.01.21 16:45

암환자와 청소년은 '금물'…만성질환자 의사와 상의해야
단백질 최소 20% 섭취해야…덜 먹으면 기초체력 약해져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규빈 인턴기자 = 살을 빼기 위해 하루 1000킬로칼로리(kcal)만 섭취하는 '단식 모방 식단(FMD·Fasting Mimicking Diet)'이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지속성'과 '안전성'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FMD 식단'은 탄수화물 50%, 지방 40%, 단백질 10%의 비율로 올리브, 아몬드, 닭 가슴살 등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는 식사법이다. 이 식사법은 한달에 1~2번, 한 번에 5일 주기로 시행하게 된다.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혈당수치 개선, 종양크기 감소, 장내 유익균 형성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같은 식단은 단기간 체중 감량에 효과가 좋지만, 단백질 섭취량을 극단적으로 줄이게 되면 근육이 감소해 기초체력과 면역력이 낮아질 수 있다고 국내 의료진은 입을 모은다. 또 성장기인 청소년, 신장 질환자, 암 환자 등이 주치의와 상의하지 않고 무작정 따라할 경우 건강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비만'에 효과…신장질환·암 환자 '금물'

FMD 식단은 성인 권장 칼로리인 남성 2500kcal, 여성 2000kcal의 절반 수준인 1000kcal을 섭취하기 때문에 살은 빠진다. 하지만 만성질환자가 이 식단을 따라할 경우, 고칼륨혈증, 면역력 약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21일 마상혁 창원 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는 "FMD 식단을 하게 되면 견과류, 고등어 등 불포화 지방산을 골고루 섭취하게 되는데, 이는 장내 유익한 세균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며 "비만인 사람의 위장에는 일반 사람보다 유해세균이 많아 더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라고 설명했다.

총 에너지 섭취량의 약 50%를 탄수화물로 채우게 되기 때문에 파프리카, 양배추, 고구마 등을 먹게 된다. 이 식품들에는 칼로리는 낮지만 부피는 큰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들어있어, 일반식을 먹었을 때보다 쉽게 포만감을 느껴 배고픔이 줄어든다.

박정환 한양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탄수화물을 평균적으로 50% 이상 먹기 때문에, 탄수화물 섭취량만 줄여도 효과를 볼 수 있다"라며 "개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맞는 다이어트 방법은 다르므로, 주치의와 상의 후 결정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신장질환을 앓는 사람이 상추, 자몽 등이 포함된 FMD 식단을 따라했다가는 '고칼륨 혈증'이 생겨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또 면역력이 떨어진 암 환자가 야채를 조리하지 않고 그대로 먹게 되면, 균 감염등의 우려가 있어 매우 위험하다.


FMD 식단을 실천하면 항암효과가 크다는 연구결과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암 자체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암세포에 영양공급이 줄어들어 종양의 크기만 줄어들었다는 것.

이어 박정환 교수는 "항암 치료를 받으면, 체력소모가 심하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섭취량을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다이어트의 정석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끼니마다 단백질 최소 20% 섭취해야

5년 이상 'FMD 식단'을 실천했을 때 나타나는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연구결과는 아직 없다. 또 단백질을 전체 섭취량의 10% 내외로 먹게 되면, 근육이 빠져 면역력과 기초 체력이 약해진다. 이를 유지하지 못할 경우 '요요 현상'이 나타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최재경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현재까지는 케톤체가 세포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밝혀진 바 없으며, 적게 먹기 때문에 살이 빠진다는 학설이 우세하다"라며 "한달에 5일간 'FMD 식단'을 따라해도, 나머지 기간동안 결국 더 많이 먹게 돼 실제 체중 감량 효과가 많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조수현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1000kcal 미만으로 밥을 먹는 '초절량 식사법'은 보통 의료진들의 감독 하에 입원해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먹는 양을 줄이게 되면 가만히 있어도 소모되는 '기초대사량'도 줄게 돼, 중도에 다이어트를 그만두면 되레 살이 더 찔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 교수는 "FDM 식사법처럼 단백질을 10% 섭취하게 되면, 근육량이 줄어들면서 기초체력이 약해지고 면역력에 이상이 생기기 쉽다"라며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전체 식사량의 20%는 단백질로 채워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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